[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실험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확실히 통한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한 전력 보강도 마쳤다. 이제 더 이상 주저할 게 없다. '끝'까지 간다.
강원FC의 2020시즌이 밝았다. 비록 코로나19로 K리그 개막이 연기된 탓에 준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지만, 그 어떤 팀보다도 알찬 비시즌을 보낸 강원이다.
지난해 '병수볼 신드롬'을 일으키며 성공적으로 상위 스플릿, 파이널A에 안착했던 강원은 그 기세를 이어 올 시즌에는 더 큰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가능성을 확인했으니 본격적으로 승부를 걸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지난해보다 더욱 원대한 포부를 품은 '병수볼 시즌2'가 밝았다.
계속 함께 가보자
올 시즌 강원은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로 'KEEP GOING TOGETHER'를 채택했다. 에피소드가 있는 문구다. 지난 시즌 김병수 감독은 제주 원정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함께 영화 한 편을 감상했다고 한다. 김 감독이 주도하는 라커룸 풍경은 다른 팀과 사뭇 다르다. 꼭 전술지시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선수들과 토론도 하고 영화도 본다.
이때 선수단이 본 영화는 미국의 한 미식축구 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믿음의 승부'였다. 그런데 여기에 '킵 고잉(keep going)'이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대사였다. 이에 영감을 얻은 선수단은 이 문구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으면서, 팬도 함께 하자는 의미로 '투게더'를 추가했다. 감독과 선수, 스태프 그리고 팬들까지 모두 함께 계속 가자는 뜻이다. 물론 그 종착지는 정해져 있다. '우승'의 종착역이다.
더욱 새로워진 스쿼드
강원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매우 활발하게 움직였다. 지난 시즌을 통해 절대적으로 선수층이 두터워야 한다는 김 감독의 요청을 구단이 최대한 충족시키려고 움직였다. 물론 기업 구단이 아니라 자금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원은 외국인 선수 영입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이를 국내 선수 영입으로 돌리는 묘안을 냈다. 여기에 김 감독의 지도력에 매료된 많은 선수들이 스스로 강원행을 택하는 호재도 있었다.
그 결과 임채민과 고무열 신세계 채광훈 등 FA 선수들 그리고 이범수 김영빈 등 알짜배기 베테랑 들이 강원에 속속 합류했다. 여기에 김승대까지 임대 형식으로 합류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강원이 큰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상주 상무에서 제대한 김경중이나 채광훈 이병욱 문광석 그리고 많은 신인 자원까지 합류해 강원의 스쿼드를 두텁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을 통해 새 자원들을 팀에 효과적으로 녹아들게 만드는 일에 초점을 맞췄다.
전쟁 같던 주전 경쟁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선수들이 일단 김병수 감독의 작전과 운용방식을 이해해야 했고, 그 다음으로는 기존 선수들과 치열하게 주전 경쟁을 펼쳐야 했다. 공정한 내부 경쟁은 때로는 전쟁처럼 치열했지만, 그를 통해 팀의 전력은 더욱 단단히 만들어질 수 있었다.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경쟁이 펼쳐졌다.
최전방에서는 임대로 합류한 김승대와 지난해 영스타 김지현의 경쟁이 있었다. 또한 부상에서 복귀한 정석화와 이적생 고무열, 그리고 득점력을 인정받은 조재완의 경쟁도 치열했다. 이 밖에 김오규와 이호인 임채민 김영빈으로 이어지는 센터백 라인의 경쟁 그리고 신광훈-신세계 & 나카자토-채광훈의 양쪽 사이드백 라인도 각자의 기량을 뿜어내며 서로를 발전시켰다. U-20 월드컵 스타 이광연과 이적생 이범수의 주전 골키퍼 경쟁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였다.
이런 경쟁을 통해 강원은 지난해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다. 팀의 간판 골잡이 역할이 기대되는 김지현은 "새로 합류한 형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겨야겠다'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더 좋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형들이 어떤 플레이를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가면서 배우고, 그렇게 같이 맞춰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면서 "올 시즌 기대가 많이 된다. 끝까지 좋은 컨디션으로 작년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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