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커브가 가장 위력적인 현역 투수는 누구일까.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를 빼놓을 수 없다.
커쇼의 커브가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았다. MLB.com은 31일(한국시각) '가장 지저분한 커브볼(curveball)'이라는 코너를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커브가 가장 뛰어난 투수 5명을 꼽았다. MLB.com은 '커브는 가장 아름다운 구종이다. 커브를 지켜보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다'며 '예술의 일종이며 캔바스를 수놓는 섬세한 예술가들의 솜씨'라고 했다.
이 매체 소속 기자들이 커브를 잘 던지는 투수 5명을 선택했는데, 앤드류 사이먼 기자가 가장 먼저 커쇼를 평가했다. 사이먼은 '커쇼의 커브는 왜 그리도 지저분할까: 낙차가 68인치(68 inches of drop)'라고 제목을 달았다. 커쇼의 커브는 정점과 낙점의 차이가 68인치, 즉 1m72나 된다는 것이다.
사이먼 기자는 '커쇼의 커브를 선택한 건 숫자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매우 위력적이었다는 말 밖에 할 게 없다. 커쇼의 커브는 피안타율이 1할3푼4리, 피장타율이 1할9푼2리 밖에 안된다. 커브로 잡은 삼진 비율은 37%로 통산 600개가 넘는다'면서 '미학에 가깝고, 아름다운 것(a thing of beauty)이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느릿느릿한 갈고리와 같다'고 극찬했다.
이어 사이먼은 '커쇼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08년 시범경기에서 숀 케이시를 커브로 삼진처리하자 전설의 캐스터 빈 스컬리는 첫 번째 공공의 적(Public Enemy No. 1)이라고 감탄했다'면서 '커브는 커쇼가 가장 의존하는 변화구는 아니더라도 은퇴 후 사람들이 가장 오랫동안 기억할 구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커브가 위력을 발휘하려면 직구 구속이 뒷받침돼야 한다. 직구가 빠를수록 커브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특히 커쇼처럼 낙차 큰 커브는 삼진을 잡을 때 요긴하게 쓰인다. 커쇼가 첫 사이영상을 탄 2011년 직구 구속은 평균 93.4마일이었고, 구사 비율은 65.3%였다. 그 해 커브 비중은 5.4%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직구를 줄이고 커브의 비중을 높이면서 전성기를 이어갔다.
두 번째 사이영상을 탄 2013년 직구 구속과 비중은 각각 92.6마일, 60.7%였다. 커브는 12.5%였다. 이어 2014년 사이영상을 탈 때는 직구가 93마일에 55.4%, 커브는 14.3%로 높아졌다. 2015년 생애 첫 300탈삼진을 달성할 때는 직구 구속과 비중은 각각 93.6마일, 53.9%, 커브 비중은 18.1%였다.
하지만 커쇼는 2016년부터 슬라이더의 비중을 30~40%로 높이고 직구를 40%대로 낮추면서 변화구 투수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직구 구속은 90.4마일까지 떨어졌고, 커브와 슬라이더의 합계 비중이 55~60%에 이르게 됐다.
커쇼는 지난 겨울 워싱턴주 소도시 켄트에 본부를 둔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에 이틀 간 머물면서 체력을 다지고 새로운 기술을 체득했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오프시즌을 건강하게 보내고 근력이 강화됐다는 건 팔 동작이나 팔 스윙 속도를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실제 시범경기 초반 직구 구속은 최고 93마일까지 나왔다.
만약 직구 스피드 회복에 성공한다면 커쇼는 다시 최고가 될 수 있다. 커브가 여전히 최고이기 때문이다.
한편, MLB.com은 커쇼에 이어 탬파베이 레이스 찰리 모튼과 타일러 글래스노, 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런 놀라, 휴스턴 애스트로스 라이언 프레슬리가 커브의 달인으로 꼽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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