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결국 무기한 연기된다.
EPL은 2일(한국시각) 잉글리시 풋볼 리그(EFL), 프로선수협회(PFA), 리그 운영위원회(LMA)와 만나 의견을 나눠,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EPL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로 직면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우선 선수와 클럽 관계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과 복지라고 거듭 강조했다'며 '모두가 모든 사람이 안전할 때 축구가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30일까지 멈춰졌던 올 시즌 EPL은 무기한 중단된다.
관심을 모았던 시즌 취소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EPL은 '다른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며 '시즌 재개나 선수 급여 등 관심이 큰 몇 가지 사안에 초점을 맞춘 논의를 48시간 이내에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 48시간 동안 EPL의 올 시즌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상업적인 리그로 불리는 EPL은 이번 시즌 중단으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보고있다. 당장 EPL 산업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 중계권 환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PL 중계권은 7억6200만파운드(약 1조1700억원)에 달한다.
몇몇 클럽은 벌써부터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직원들은 물론, 선수, 감독 등의 급여 삭감이 시작됐거나 논의되고 있다. 이로 인해 EPL은 당장 시즌 취소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워낙 가파른만큼 결국 취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 경우 순위 결정 등 또 다른 문제가 산적해 있어, 이래저래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일단 유럽축구의 본부인 유럽축구연맹(UEFA)은 주관 대회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UEFA는 2일 "2020년 6월에 개최하려던 모든 남녀 국가대표팀 경기를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연기한다"며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플레이오프와 여자 유로2021 예선도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 밖에도 UEFA가 주관하는 경기는 중립지역 친선경기(A매치)를 포함해 역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계속 중단된다"고 덧붙였다.
UEFA는 이날 55개 회원국 협회 사무총장과 화상 회의를 열어 지난달 17일 꾸려진 코로나19 대응팀의 권고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UEFA는 각국 리그에 대해 가급적 마무리지었으면 좋겠다는 의중을 드러냈지만, 현재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본부인 UEFA의 결정이 중요할 전망이다. 아약스의 기술 단장인 마르크 오베르마스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UEFA 뒤에 숨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다른 리그의 입장 역시 다르지 않은만큼, UEFA의 결단은 유럽 리그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