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내가 상 받았을 때보다 더 기쁘다."
허 재 전 A대표팀 감독의 목소리에는 웃음이 묻어났다.
'농구대통령' 허 감독의 차남 허 훈(부산 KT)이 한국농구연맹(KBL) MVP에 올랐다.
허 훈은 20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생애 첫 MVP를 거머쥐었다. 지난 2017~2018시즌 프로에 데뷔한 허 훈은 불과 세 시즌 만에 리그를 평정했다.
동시에 KBL 첫 '부자(父子) MVP' 기록을 썼다. 허 감독은 지난 1997~1998시즌 플레이오프(PO)에서 MVP를 거머쥔 바 있다. 허 훈은 MVP 수상 직후 "아버지는 PO 때 MVP를 받았다. 그것도 MVP라고 생각해서 부자지간이 같이 받아 뜻 깊고 기분이 좋다. 비시즌 때 열심히 해서 다음 시즌 우승에 한번 다가갈 수 있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우승해서 MVP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아들의 수상. 아버지는 활짝 웃었다. 허 감독은 "코로나19 때문에 시상식이 비공개로 진행돼 훈이의 수상 소식을 기사로 확인했다. 인터넷으로 중계를 했다고 하는데 나는 어떻게 보는지 몰라서 기사로 봤다"며 입을 뗐다.
허 감독은 "사실 나는 훈이가 MVP를 타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어떻게 탔는지. 정말 기쁘다. 경사다. 내가 MVP를 받았을 때보다 더 좋다. 자식 키우는 아버지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아마 아들이 내 아들이라는 것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 시선을 딛고 이겨내서 정말 대견하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자만하지 말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경사는 장남 허 웅(원주 DB)의 인기상 수상 소식이다. 허 감독은 "웅이가 부상으로 침대에 누워 있다. 인기상을 받아서 마음이 좋은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마음이 쓰인다. 얘기는 해보지 않았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 웅이도 내년에는 부상 없이 더 좋은 모습 보였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활짝 웃은 허 감독. 그는 "아들 덕분에 축하를 많이 받는다. 웅이랑 훈이 둘 다 열심히 해서 다음 시즌에는 MVP를 두고 경합을 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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