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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이제훈 "학창 시절 돈 뺏긴 경험 투영..공포 한계치 끌어올리는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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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이제훈(36)이 "쫓기는 경험 떠올리며 감정의 한계치 끌어올리는데 힘들었다"고 말했다.

추격 스릴러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싸이더스 제작)에서 새 출발을 꿈꾸며 무모한 계획을 세우는 준석을 연기한 이제훈. 그가 28일 오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사냥의 시간'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2011년 개봉한 영화 '파수꾼'에서 10대 청춘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 섬세한 연출력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괴물 신예'로 등극한 윤성현 감독의 9년 만에 신작이자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 충무로 '대세' 배우들이 총출동한 신작으로 많은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사냥의 시간'은 지난 2월 한국 영화 최초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돼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호평을 받으며 기대치를 높였다.

특히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이제훈은 전작 '박열'(17, 이준익 감독) '아이 캔 스피크'(17, 김현석 감독)에 이어 3년 만에 '사냥의 시간'으로 컴백해 눈길을 끈다. 이제훈은 지금의 자신을 만든 출세작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과 두 번째 만남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바, 기대를 입증하듯 장호(안재홍), 기훈(최우식), 상수(박정민) 등 친구들의 리더이자 위험한 계획의 설계자 준석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영화 전반을 이끌었다.

희망이 없는 도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며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친구들과 함께 위험한 계획을 세우는 준석으로 연기 변신에 나선 이제훈. 쫓고 쫓기는 서스펜스 속 강렬한 모습은 물론 극한 상황 속 폭발하는 내면의 감정 연기까지 선보이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날 이제훈은 '사냥의 시간'을 촬영하면서 겪은 고생담에 대해 공포감을 언급했다. 그는 "'사냥의 시간'을 촬영하면서 쫓긴다는 공포감과 두려움이 있었다. 실제 경험담을 생각해봤는데 학창시절 골목에 끌려가 돈 빼앗겼던 기억들을 떠올렸던 것 같다. 그런 것에 대한 무서움이 다들 있지 않나? 다만 영화 속 설정처럼 살면서 누군가로부터 죽음을 당할 수 있고 사냥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은 체험하지 못한다. 그것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지점에 대해 정답이 없었다. 그래서 나의 감정을 한계치에 몰아붙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까지에 대한 공포가 있지만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계속 몰아부쳤다. 안주하지 않고 한계가 시험을 계속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주차장 신에서 도망을 가려다 차를 탈취할 때 한(박해수)을 경계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엄청 추운 날씨였고 지하 5층이었다. 그럼에도 내 뒷목에 아지랑이가 일어난다. 너무 추운데 긴장해 열이 나니까 증기가 나더라. 그걸 보면서 나도 신기했다. 사람이 뭔가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나올 수 있는 부분들이 이런 모습이겠구나 싶었다. 한을 마주했을 때 총을 겨눴을 때 그렇게 느꼈다. 저 총 안에 총알이 있고 손가락 하나 까닥하면 발사된다는걸 느끼면서 연기하려고 했다. 이번 작품은 계획을 가지고 했다기 보다는 그저 상황에 몰입했다. 나도 이렇게 연기가 됐다는 부분에 있어서 한편으로는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이 가세했고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23일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단독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