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10개 구단 사령탑,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무대가 아닌 '스크린'에서 였다.
3일 공개된 2020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는 고심의 흔적이 역력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만든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은 시점에서 KBO는 각 구단 감독, 선수들과 화상 연결을 통해 문답을 주고 받는 방식을 택했다. 특별 부스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전국 7개 도시에 소재한 10개 구단 인터뷰룸을 동시 연결, 미디어 관계자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개 하루 전인 2일 사전 녹화를 실시했다.
각각 떨어져 진행된 미디어데이의 풍경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매년 한 자리에 모여 얼굴을 마주보던 것과 달리, 화면을 통해 나머지 팀과 만나는 감독과 선수 모두 다소 긴장한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그동안의 구상이나 올 시즌 포부 등을 적극적으로 밝히면서 여느 미디어데이와 다르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해프닝도 있었다. 9팀 주장들이 올 시즌 목표와 공약을 밝히는 자리에서 SK 와이번스만 제외된 것. 현장 연결 상태가 고르지 못해 결국 SK 주장 최 정이 마지막에 빠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일부 감독, 선수들은 크게 긴장한 나머지 질문 내용과 다른 답을 내놓기도 했다. 미디어데이 진행을 위해 관계자들이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생생한 현장감이나 돌발상황에서의 능청스러운 대처 등 미디어데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까지 살리긴 어려웠다.
이날 미디어데이를 시청한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 팬 게시판에는 '너무 보고 싶었다', '드디어 개막이다' 등 반가움을 표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응원하는 팀 감독, 선수들이 등장할 때마다 '우승', '가을야구' 등 염원을 담은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다소 산만한 분위기와 딱딱한 답변이 나올 때마다 아쉬움을 표하는 글들이 나오기도 했다.
야구에 목말라 했던 팬, 정규시즌 개막을 기다려 온 야구계 모두 100% 만족할 순 없었다. 하지만 개막 후에도 한동안 무관중 개최가 불가피한 현실을 돌아보면, '랜선 미디어데이'는 '개막'이라는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디딘 것에 의미를 둘 만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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