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은 한동안 팀 타율 최하위였다. 24일 대구 두산전에 15안타를 쏟아부으며 SK를 밀어내고 9위로 올라섰다.
반등의 시작일까.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삼성은 지난해도 몰아치기에 능했다. 한 경기에 대량득점하고 차갑게 식는 패턴이 반복됐다.
하지만 지금은 들쑥날쑥 할 때가 아니다. 이 참에 오름세로 쭉 이어져야 한다.
상황이 엄혹하다. 선발 마운드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백정현 라이블리 부상으로 핵심 선발 두 자리가 비었다. 임시 선발진이 이닝을 오래 못 버티다 보니 안정적이던 불펜진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도미노 현상이다.
이제는 방망이로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타선 부활이 절실하다. 그 중심에 타일러 살라디노의 부활이 있다.
살라디노는 깊은 침체 중이었다. 1할 대 초반을 맴돌았다. 무려 최근 10경기 동안 멀티히트와 타점이 없었다.
특유의 착하고 쾌활한 성격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24일 두산전을 앞두고 "야구가 안되면 표정이 밝을 수가 없다"며 조속한 반등을 기대했다. 허 감독은 "원래 힘이 아닌 기술로 치는 타자였는데 (조바심이 나다보니) 스윙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점 정타가 나오면서 괜찮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예언은 적중했다. 이날 2-0으로 앞선 4회 1사 후 두번째 타석에 빨랫줄 같은 타구로 좌중간을 갈랐다. 5-0으로 앞선 5회 2사 1,3루에도 빨랫줄 같은 라인드라브성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5월8일 KIA전 이후 11경기 만에 기록한 멀티히트와 타점. 살라디노는 이날 경기 전까지 14경기에서 타율 0.128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앞으로 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활약이었다. 살라디노는 홈런 타자는 아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홈런을 20개 가까이 쳤지만 반발력이 강했던 미국 공인구 였음을 감안해야 한다. 홈런포라기 보다는 중거리포에 가깝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간결하고 빠른 스윙으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까지는 타석에서 자꾸 위축되다보니 의식적으로 자신있고 큰 스윙으로 슬럼프 탈출을 노렸을 뿐이다. 하지만 몸에 맞지 않는 스윙은 밸런스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8일 KIA전 가뇽으로 부터 뽑아낸 125m짜리 큼직했던 데뷔 첫 홈런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특유의 선구안을 살려 정확한 타격과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벤치와 팬들의 기대도 펑펑 터지는 홈런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두산의 최고 외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살라디노 한국 야구 연착륙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적극적이고 정교한 타격으로 최다안타왕에 올랐다. 1년 적응을 마친 뒤 올 시즌 장타력까지 가미해 결점 없는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다.
페르난데스의 장점은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에 있다. 빠른 카운트에 안타가 터진다. 클러치 순간, '해결사'가 필요한 삼성 타선에 꼭 필요한 유형. 살라디노가 가야할 길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 만난 페르난데스는 3연전 동안 눈부신 활약을 했다. 3경기 13타수9안타로 시즌 타율을 5할로 끌어올렸다. 같은 외인 타자로서 호미페의 맹활약을 유심히 지켜봤을 살라디노. 그는 과연 어떤 영감을 받았을까.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오랜 침묵을 깨고 반등의 희망을 던진 살라디노. 호미페 모델이 답이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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