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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HOT] 모든게 일상적이었던 한화'14연패'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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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문영 기자] 창단 후 최다 연패를 기록한 한화는 지난 7일 사령탑을 떠나 보냈다. 한용덕 감독은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2대8로 패한 뒤 정민철 단장에게 사퇴의사를 전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한화가 13연패를 기록 중이었지만 이날의 경기전 모습은 여느 때와 같이 '일상적'이었다. 선수들의 모습은 밝았고, 훈련장은 활기가 넘쳤다. 결과론이지만, 이날의 경기 결과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 지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한용덕 감독의 외로운 모습만 뺀다면 말이다. 전날까지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던 에너지 넘치는 감독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지난 3일 이후 경기전 사전 인터뷰를 피해왔던 한용덕 감독이 5일 만에 취재진과 만났다. 한화 구단은 코치 교체 건에 대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감독이 직접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감독은 아무 설명도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다양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데 팬들을 위해서라도 한 마디 해달라"는 요청에도 "드릴 말씀 없다"로 일관했다.



한용덕 감독은 1988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에서 연습생으로 입단해, 2004년 은퇴할 때까지 줄 곧 팀에 한화에서만 뛰었다. 개인 통산 120승을 거두면서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었다. 한화는 한 감독 부임 첫 해인 2018년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다시 9위로 추락했고, 올해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한화 이글스 감독의 잔혹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능력과 명성이 검증 됐던 명장들도 한화 감독을 맡은 후엔 아름다운 이별을 하지 못했다.

2009년 선임된 '야왕' 한대화 감독은 3년차에 중도 퇴진했다. 2011년 팀을 공동 6위까지 '반짝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그 다음해 경질을 피하지 못했다.

2013년 지휘봉을 잡은 김응용 감독은 시즌 개막 13연패를 기록한 데 이어, 2013-2014 두 시즌을 모두 최하위로 마감했다. 통산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호랑이 조련사 김응용 감독도 한화에서는 꼴찌 감독의 수모를 겪었다.

팀 체질 개선의 적임자로 기대를 받으며 2015년 사령탑을 맡은 '야신' 김성근 감독은 구단으로 부터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았지만 하위권을 전전하다 2017년 5월 중도 퇴진했다.

어떤 이들은 한화 감독의 자리를 '독이 든 종이컵'이라고 부른다. 한번 쓰여진 종이컵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팬들은 종이컵이 아닌 우승컵을 들어 올려 길이 길이 명성을 남길 감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