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1년의 기다림에 드디어 10번의 주인을 만났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 10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열린 한국 복귀 기자회견 때 깜짝 놀랐다. 자신이 떠난 이후 흥국생명에서 10번을 단 선수가 단 1명도 없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2005년 흥국생명에 입단할 때부터 10번을 달았다. 이후 국가대표팀에서도 10번은 김연경의 것이었다. 일본의 JT마블러스, 터키의 페네르바체, 엑자시바시, 중국의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 등에서 뛸 때도 김연경의 등번호는 10번이었다. 그만큼 10번은 김연경의 상징과도 같았다.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흥국생명 김여일 단장은 김연경에게 흥국생명의 핑크 유니폼을 김연경에게 줬다. 당연히 유니폼엔 10번이 적혀 있었다.
이전에 누가 10번을 달고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최고의 선수가 돌아오기에 자신의 등번호를 양보해야 하는 선수의 아쉬움도 생길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알고보니 흥국생명의 10번은 사실상 영구결번이었다. 김연경이 떠난 이후 흥국생명에서는 10번을 비워놓았다. 언젠가 돌아올 김연경에게 주기 위해서였다. 다른 선수들이 쓰도록 하다가 다시 돌아오면 줄 수도 있었겠지만 흥국생명은 10번을 김연경의 것으로만 봤다.
국내 선수들은 이 사실을 알았기에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가끔 10번을 달고 싶다고 구단에 요청했으나 흥국생명의 대답은 항상 "No" 였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김연경이 언젠가 우리 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번호를 다른 선수에게 줄 수 없었다"면서 "김연경이 그 얘기를 듣고 '정말?'하면서 놀라더라"며 웃었다.
11년만에 흥국생명의 10번이 주인을 찾았다.
김연경은 복귀 기자회견에서 "핑크 유니폼이 내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많이 설렌다. 빨리 코트에서 경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서 "팬분들께 앞으로 좋은 모습, 좋은 성적으로 보답드리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다른 팀 팬들도 흥국생명 팬으로 돌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회현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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