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2020년 6월 6일. 서울 이랜드의 문정인(22)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하루가 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서울 이랜드는 6일 서울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창원시청축구단과의 2020년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에서 1대0 승리를 챙겼다. 이날 선발 출전한 문정인은 이랜드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뒤 문정인은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그라운드 위에서 누린 '첫 승리'였기 때문이다.
문정인은 현대중-현대고를 거쳐 지난 2018년 울산 현대의 유니폼을 입었다. 17세 이하, 20세 이하 연령별 대표팀도 두루 거치며 '미래자원'으로 꼽혔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단 한 번도 K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가 프로로 임한 유일한 경기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상하이 상강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다. 하지만 데뷔전 기억은 썩 좋지 않다. 선발 출격한 문정인은 '상하이의 에이스' 오스카에게 해트트릭을 내주며 0대5로 고개를 숙였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다. 많은 일이 있었다. 문정인은 기회를 찾아 이랜드로 임대 이적 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문정인은 기나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야 했다. 어둠의 끝은 있었다. 문정인은 창원시청축구단과의 FA컵 경기를 통해 그라운드에 섰다. 상대의 강력한 슈팅 속 위기도 있었지만, 문정인은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팀의 무실점 승리에 앞장섰다.
경기 뒤 문정인은 "경기에 선발 출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긴 부상 끝에 얻은 기회라 더욱 감회가 새롭고 감사했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더욱 기뻤다"고 입을 뗐다.
그는 "항상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부상 때문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래도 팀의 승리는 항상 가장 기뻤다. 다만, 선수로 뛰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항상 씁쓸한 마음이 있었다. 이번에는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냥 좋고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연령별 대표 때부터 지켜봤던 정 감독은 문정인의 성장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정 감독은 "부상이 오래 지속됐는데 잘 이겨내고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안정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줘서 고맙다. 이번 경기를 시작으로 더 좋은 경기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부상 조심하고 몸 관리 잘 해서 함께 시즌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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