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자타공인 '하나원큐의 에이스' 강이슬(26)의 힘은 '긍정 마인드'에서 나온다.
지난 시즌, 강이슬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는 2019~2020 하나원큐 여자프로농구 26경기에서 평균 35분56초를 뛰며 16.85점-4.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데뷔 후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위기 때마다 쏙쏙 꽂아 넣는 3점슛은 강이슬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강이슬의 활약을 앞세운 하나원큐는 리그를 3위로 마감했다.
변수가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플레이오프(PO)가 열리지 않았다. 강이슬은 "정규리그와 PO는 다른 무대라고 한다. 3위를 한 것은 좋지만 PO를 치르지 못해 아쉽다. 뭔가 시즌이 제대로 끝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만든 강제 종료. 아쉬움이 남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거만 돌아보고 있을 수 없다. 강이슬은 새 시즌을 향해 다시 달린다.
시작은 재활부터다. 인천 청라의 훈련장에서 만난 강이슬은 "지난 시즌 막판에 발목을 다쳤다. 현재는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통증을 잡고 근력을 키우는 상태다. 곧 삼천포로 전지훈련을 간다. 그 시점에 맞춰 팀 훈련에 복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시즌 강이슬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 선수 제도를 한시적으로 폐지했기 때문이다. 강이슬은 "새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른다. 내가 할 일이 더 많아진다. 그만큼 어깨도 무거워지고, 책임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물러섬은 없다. 특유의 '긍정파워'가 강이슬을 뛰게 한다. 그는 "나 스스로 3점슛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주변에서 '슈터들은 기억력이 짧아야 하고 뻔뻔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딱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새 시즌 강이슬을 뛰게 만드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있다. 바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다. 그는 지난 2월 WNBA 워싱턴의 트레이닝 캠프 초청 계약을 맺었다. 다만 코로나19 때문에 캠프가 열리지 않으면서 캠프 초청은 다음 시즌으로 미뤄졌다. 강이슬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는 부분. 하지만 그는 오히려 "잘 됐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다. 강이슬은 "지난 시즌 막판에 발목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미국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가서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회복할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사람에게는 다 때가 있다'고 조언해줬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긍정파워 덕분일까. 강이슬에게 긍정적 기류가 형성됐다. 워싱턴은 2020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선수를 모두 방출했다. 더구나 워싱턴은 2021년 신인선수 드래프트권을 트레이드 카드로 모두 사용한 상태. 그만큼 강이슬의 경쟁 상대가 줄어든 것이다.
강이슬은 "워싱턴이 신인 선수를 방출하는 상황에서도 나에 대한 지명권은 유지하기로 했다. 팀에서 내게 먼저 '남을래, 떠날래' 의사를 물어봤다. 이례적인 일이라고 들었다. 나는 워싱턴이 좋아서 남는다고 말했다.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때 가면 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인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