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안재훈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무녀도'(The Shaman Sorceress)가 오는 30일 폐막을 앞둔 제44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Annecy International Animated Film Festival)의 장편경쟁 콩트르샹(Contrchamp) 섹션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2004년 성백엽 감독의 '오세암'의 그랑프리 수상 이래 국내 장편 작품으로는 16년 만의 낭보다.
무당 모화 역을 맡은 베테랑 뮤지컬 배우 소냐와 모화의 아들 욱이 역의 실력파 뮤지컬 배우 김다현,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화자역의 장원영 배우 등의 매력적인 가창과 인상적인 목소리 연기로 관객들과 심사위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는 후문. 한국적인 '한'이 고스란히 서린 뮤지컬 넘버 등 오리지널 스코어는 영화 '목숨'(2014),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2014)과 평창 패럴림픽(2018) 개폐막식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서울예술대학교 음악학부 교수인 강상구 음악감독의 작품이다.
캐나다 CINE ASEI(Cin-Asie Film Institute)의 평론가 Anthony Faview는 '무녀도'의 영상과 음악의 독특한 어우러짐을 언급하며 "'무녀도'는 화자와 그가 들려주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전통적인 장단부터 최신의 리듬을 혼합한 노래들이 녹아 있어, 마치 음악의 멋이 가미된 시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마법적인 무언가가 있다"라고 극찬했다.
안재훈 감독은 온라인 수상소감을 통해 "코로나에 무릎 꿇지 않고 각각의 나라, 각자의 방에서 관람을 통해 소통하고 연대한 이번 안시영화제는 우리 모두가 박수받아야 한다"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전 세계 애니메이션 작가들과 관객 모두에게 응원을 전했고, "우리 터전에서 자란 이야기를 관객의 응답이 있을 때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즐겁게 시도하고 있으며, '무녀도'는 뮤지컬 장르의 도전을 통해 한 발짝 더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향후 바람도 전했다. 안재훈 감독의 5번째 장편이자 차기작인 '살아오름: 천년의 동행'은 안시의 MIFA 피칭에 선정되어 전 세계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며, 현재 2021년 완성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무녀도'는 전통적인 무속 신앙과 외래 종교인 기독교 사이의 충돌로 인한 한 가족의 파국을 그린 김동리의 단편 소설 '무녀도'(1936)를 원작으로, 스튜디오 연필로명상하기를 20년 넘게 이끌며 척박한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의 명맥을 이어온 안재훈 감독의 4번째 장편이다. 무당 모화와 독실한 기독교인 아들 욱이의 대립과 반목은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종교 이상의 사상적 갈등을 응축하고 있어, 시대를 뛰어넘는 세계관과 메시지로 현대인 지금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탄탄한 시나리오와 철저히 고증된 마술적인 작화, 섬세한 연출에 더불어 한국적인 음악과 춤이 뮤지컬 형식으로 가미된 작품이다.
하반기 국내 개봉 예정.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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