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데얀 더비. K리그에 새 스토리가 탄생했다.
지난 21일, 대구FC와 수원 삼성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8라운드 대결이 열린 DGB대구은행파크.
대구가 2-1로 앞서던 후반 추가 시간. '베테랑 공격수' 데얀(39·대구)의 발끝이 번뜩였다. 그는 대구의 마지막 공격 과정에서 에드가(33)가 살짝 빼준 공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데얀의 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팀 승리에 쐐기를 박은 데얀은 두 팔을 양 옆으로 쭉 뻗으며 환호했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데얀은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까지 펼치며 기뻐했다. 이날 경기는 데얀의 환호와 동시에 막을 내렸다.
경기 뒤 데얀은 "경기 흐름에 집중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승리를 확정할 수 있는 골을 넣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글쎄, 일어나고 있는 모든 상황들이 낯설다. 수원은 내가 존중하고 좋아하는 클럽이다. 그래도 내가 속한 팀에서 그 팀을 상대로 득점을 하게 돼 기뻤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는 데얀에게 '특별'했다. 지난 2007년 한국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데얀은 K리그에서만 12년을 뛰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1년, FC서울에서 8년을 활약했다. 지난 2018년에는 수원으로 이적해 활약했다. 그의 득점 커리어는 화려했다. 데얀은 종전까지 리그 362경기에서 190골-45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K리그 외국인 선수 역대 최다출전-최다골이다. 하지만 세월을 막을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데얀이 더 이상 장점을 발휘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
은퇴의 기로. 대구가 손을 내밀었다. 데얀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구의 유니폼을 입었다. 물음표는 여전했다. 우려를 깬 것은 지난 14일이었다. 그는 서울전에서 마수걸이 득점을 기록했다. 전 소속팀을 상대로 올 시즌 첫 골을 폭발시킨 것. 발끝을 예열한 데얀은 수원을 상대로 또 한 번 득점에 성공했다. 조커로 출전한 데얀은 신 스틸러로 '데얀 더비'를 완성했다.
전 소속팀을 상대로 연거푸 득점포를 가동하며 대구에 승리를 안긴 데얀. 여기에는 이병근 감독 대행(47)의 큰 그림이 있었다. 사실 이날 경기는 이 감독 대행에게도 특별했다. 그는 선수 생활 대부분을 수원에서 했다. 이후 수원에서 코치와 감독 대행까지 지냈다. 친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이 감독 대행은 "솔직히 경기 전에 걱정이 많았다. 이 직업이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원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내가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상대를 충분히 알고 나갔기에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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