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 예상대로 두 '현대가'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8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강력한 '투톱' 그림이 그려졌다. '2강'은 K리그 1부 나머지 10팀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다. 벌써 승점차가 6점 이상 벌어졌다. 그럼 '2강'에선 어느 쪽이 더 강할까. 둘의 첫 대결이 이번 주말(28일) 벌어진다. 전문가들은 "승점은 전북이 1점 앞서 있지만 그동안의 경기 내용은 울산이 우위를 보였다. 이번 첫 맞대결이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나원큐 K리그1 2020'시즌을 앞두고 작년 챔피언 전북과 아쉽게 준우승한 울산의 우승 레이스를 점쳤다. 전북과 울산의 선수 스쿼드와 투자가 나머지 팀들과는 분명히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 예상은 빠르게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전북은 7승1패(승점 21)로 선두이고, 울산은 6승2무(승점 20)로 2위다. 3위 상주 상무(승점 14)와는 승점차가 제법 벌어졌다.
전북이 승점 1점 앞서 중간 순위에서 한발 앞서 있다. 울산은 개막 후 유일하게 무패행진을 달렸지만 광주, 부산과 연달아 비기면서 승점에서 전북에 밀렸다.
그러나 지난 8경기의 팀 경기력만 놓고 보면 울산에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울산은 8경기서 가장 많은 19득점을 했고, 최소인 4실점했다. 울산은 최근 4연승 과정에선 10득점-무실점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에서 4골차 대승을 거둘 때는 무시무시했다. 전북의 수식어였던 '닥공'을 울산이 그라운드에서 구현하는 모양새였다.
전북도 최근 4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울산 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최근 4경기서 8득점-2실점했다. 전북은 팽팽한 경기 흐름에서 후반에 상대를 제압해 나갔다. 수비 위주로 나오는 상대를 일방적으로 몰아쳐 깨부수지 못했다.
포지션별로 우열을 따져봐도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백중세다.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현영민 해설위원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골키퍼는 무게감에서 울산 조현우가 전북 송범근 보다 앞선다. 그러나 송범근도 화려하지 않지만 큰 실수 없이 매우 안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수비라인도 거의 백중세인데 울산 왼쪽 풀백이 변수다. 울산의 주전 수비라인에서 센터백(불투이스-정승현(김기희))과 오른쪽 풀백(김태환)은 거의 고정이다. 그런데 왼쪽 풀백은 데이비슨 박주호 설영우 등으로 유동적이다. 전북의 포백은 거의 고정이다. 좌우 풀백 김진수-이 용, 센터백 홍정호-최보경(김민혁)이다. 두 팀의 수비라인은 국가대표급이라고 보면 된다.
허리의 가운데 자리 싸움도 팽팽하다. 울산과 전북 둘 다 선수층이 두터워 최상의 조합을 고르는 게 숙제다. 울산은 윤빛가람-원두재-신진호-이상헌-고명진 등이 줄줄이 대기한다. 신형민이 가세한 전북도 손준호-김보경-쿠니모토-이승기 등에서 선택한다. 좌우 윙어에선 울산은 김인성-이청용-정훈성. 전북은 한교원-무릴로 정도다. 윙어의 다양성에서 울산이 살짝 앞선다.
중앙 공격수는 울산에 득점 선두 주니오(9골)가 버티고 있다. 비욘 존슨이 백업이다. 전북은 이동국-조규성-벨트비크 중에서 선택한다. 울산의 득점원은 확실해서 좋지만 주니오가 묶이면 매우 곤란해질 수 있다. 반면 전북은 고르게 터져주지만 주니오 만큼 강한 파괴력을 갖춘 선수가 없다는 게 단점이다. 현영민 해설위원은 "28일 맞대결에선 울산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고 있다. 홈이고, 또 그동안 보여준 경기력에서 울산이 좀더 잘 했다"고 전망했다.
전북과 울산은 지난해 4차례 대결에서 1승2무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전북은 지난해 포항이 마지막 경기서 울산을 잡아주면서 다득점에서 울산에 1점 앞서 극적으로 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