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미완의 거포 이성곤이 오랜 침묵을 깨고 깨어나고 있다.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뜨리며 연승을 이끌었다.
이성곤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 2회 첫 타석에서 샘슨의 초구 147㎞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120m 짜리 큼직한 타구. 0-0 초반 균형을 깨는 천금 같은 선제 홈런이었다.
이성곤은 전날인 26일 롯데전에서도 0-0으로 팽팽하던 6회 선두 타자로 나와 스트레일리의 초구를 당겨 선제 홈런을 날린 바 있다.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기 무섭게 이틀 연속 대포를 가동했다.
끝이 아니었다. 이성곤은 3회초 두번째 타석에서도 적시타를 날렸다. 1-0으로 앞선 2사 1,3루에서 샘슨의 133㎞ 슬라이더를 당겨 중전 안타를 날렸다. 2점째, 달아나는 천금같은 적시타.
이성곤은 2-0으로 앞선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2구째 145㎞ 패스트볼을 당겨 우중월 2루타를 날렸다. 김동엽의 좌중 적시타로 홈을 밟아 2득점째를 올렸다. 팀의 3득점 모두 이성곤이 관여된 셈이다. 시즌 2호 홈런 포함, 4타수3안타 2타점, 2득점. 3루타를 뺀 사이클링히트였다. 전날 홈런 포함, 3타수2안타 1타점에 이어 이틀간 7타수5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이든 변화구든 가리지 않고 존에 들어온 공에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트가 나온다. 전날 홈런 이후 자신감이 부쩍 붙었다. 이성곤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처음 상대하는 좋은 투수(스트레일리)라 볼카운트가 불리하기 전에 스트라이크를 놓치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날도 역시 좋은 투수 샘슨을 만나 두 타석 연속 초구 안타를 터뜨렸다. 타석에서의 적극성.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경기 후 이성곤은 "상대 1,2선발이라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다고 생각했다. 특정 구종을 노리기 보다는 칠 수 있는 코스로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치려 했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팀이 내게 원하는 것이 타격이기 대문에 포지션 관계 없이 능력 이하로 플레이 하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계범의 갑작스러운 허리 부상으로 갑작스레 얻은 기회를 잘 살리고 있는 모습. 이틀 연속 맹타가 삼성에 꼭 필요한 좌타 거포 탄생의 신호탄이 될까. 거침 없는 스윙으로 감춰둔 포텐을 마음껏 터뜨리기 시작한 이성곤. 생애 최고의 순간이 그 앞에 펼쳐지고 있다.
부산=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