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어제 김혜성이 잡은 게 컸다."
키움 히어로즈 손 혁 감독은 2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 승리의 원동력으로 김혜성의 슈퍼캐치를 꼽았다.
김혜성은 이날 팀이 5-7로 뒤지던 5회초 2사 1, 2루에서 양 현을 상대한 김재환이 친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2-7까지 뒤지다 박병호의 투런포 등으로 점수차를 좁혔던 키움 입장에선 이 타구가 안타 내지 뒤로 빠지는 '사고'로 번졌다면 사실상 승기를 넘겨줄 수도 있었던 상황. 하지만 키움은 김혜성의 호수비 덕에 이닝을 마칠 수 있었고, 결국 10대7 역전승까지 일궈냈다.
키움이 무엇보다 고무됐던 것은 김혜성이 이날 데뷔 후 처음으로 외야 수비를 맡은 선수였다는 점. 2017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김혜성은 줄곧 내야에서 활약해왔다. 후반 교체로 외야 수비를 맡았던 적은 있지만, 선발 외야수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손 감독은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전을 앞두고 "김혜성이 어제 너무 잘해줬다. 쉽지 않은 타구였다. 특히 김재환 같은 타자가 타석에 서면 타구만 보고 순간적으로 스타트가 나오기 쉽지 않다. (타구가) 멀리 간다고 생각해 뒷걸음질부터 생각했을 수도 있는데, 그걸 달려나와 잡는 모습을 보고 '수비 천재'라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외야에 처음 나간 선수가 그런 스타트를 했다. 기존 외야수도 쉽지 않은 타구였는데, 슬라이딩 타이밍 등 계속 외야수를 했던 선수 같은 기분이 들더라. 다른 타구들도 여유있게 잡았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김혜성의 외야 수비는 꽤 오래전부터 준비됐던 부분이다. 손 감독은 "러셀 (영입) 이야기가 나온 날부터 코치진 사이에서 내야에서 외야 활용이 가능한 선수가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며 "오 윤 코치가 선수들 물밑에서 의사를 타전했는데, 다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그 중 김혜성이 '중학교 때 외야 수비를 해봤다. 자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정 뒤 하루 이틀 외야에 나가서 좌우에서 타구를 보는 연습을 했다. 어제는 오 코치가 '(김혜성이) 괜찮다. 한 번 내봐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나도 부담 안가질 순 없다. 캠프, 시범경기가 아닌 정규시즌이다. 어제 경기를 이겨서 좋지만, 그보다 김혜성이 외야서 좋은 수비를 한 부분이 더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전 여부를 떠나 선수가 내 역량을 늘린다는 열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라고 칭찬을 이어갔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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