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SK 와이번스가 부상으로 2경기만 던지고 한국을 떠난 닉 킹엄에게 고마워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킹엄 덕분에 새로운 선발 투수가 배출됐기 때문이다.
킹엄의 대체선발로 나섰던 이건욱이 어느덧 어엿한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시즌 초반 킹엄이 2경기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면서 SK는 대체 선발을 가동했다. 백승건과 김주한에게 기회가 왔지만 신통치 않았다. 세번째로 기회를 얻은 이가 이건욱이었고 이건욱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월 28일 두산전서 5⅓이닝 1실점의 호투로 첫 승을 기록하면서 선발로 안착한 것.
이후 꾸준히 5이닝 정도를 던지면서 안정감을 보여온 이건욱이 이번엔 1위를 달리는 NC 다이노스의 강타선을 잠재우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서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시즌 3승을 챙겼다.
팀타율 3위(0.293)에 홈런 1위(79개)의 강력한 타격을 자랑하는 NC이고 특히 이건욱이 NC와의 첫 만남(6월3일 창원)에서 3이닝 동안 7안타 5실점을 하고 패전투수가 된 아픈 기억이 있어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두번째 만남에선 달랐다. 최고 144㎞, 평균 142㎞의 빠른 직구(59개)와 슬라이더(22개)를 위주로 던지며 간간히 체인지업(7개)과 커브(6개)를 섞으며 안정된 제구력으로 NC 타자들을 범타로 유도했다.
1회초 선두 박민우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2번 이명기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감을 잡은 이건욱은 3번 나성범과 4번 애런 알테어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출발했다. ㄹ2회초엔 1사후 노진혁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모창민을 유격수앞 병살타로 처리했고, 3회와 4회엔 삼자범퇴로 NC에게 득점 기회 자체를 주지 않았다.
5회초에 첫 위기를 맞았다. 1사후 노진혁에게 우전안타를 내준뒤 폭투로 1사 2루가 된 상황에서 7번 모창민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해 1사 1,3루가 됐다. 빗맞힌 타구였지만 속도가 느리다보니 SK 3루수 윤석민이 아웃시키기엔 늦었다.
이건욱은 8번 강진성에게 좌전안타성 강한 타구를 허용했다. 안타가 되는가 했지만 3루수 윤석민이 다이빙 캐치를 한 뒤 1루로 깔끔하게 던져 아웃. 3루주자 노진혁이 홈을 밟아 1점을 내줬지만 타자를 잡은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2사 2루서는 9번 김태군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
6회초에도 나온 이건욱은 1번 박민우(중견수 플라이), 2번 이명기(삼진), 3번 나성범(투수 땅볼) NC의 상위타선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이건욱은 "저번 NC전서 못던져서 위축됐었는데 형들이 새롭게 시작하라고 해서 처음 만난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면서 "홈경기라 마음이 편했다. 올해가 1군 처음이라 아직 원정 구장이 낯설다. 홈이 편해서인지 스트라이크존도 더 커보인다. 오늘도 직구가 낮게 잘 들어가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며 웃었다.
기회를 준 킹엄이 고맙지 않냐는 질문에 이건욱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다른 투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었는데 저에게 기회를 주셨다"라며 염경엽 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