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사연 많았던 FA컵 16강전, 그만큼 치열했다. 주말 K리그 경기를 앞두고 각 팀들의 희비가 갈렸다.
'2020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이 15일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아직 결승까지 갈 길이 멀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질 수 있는 16강전이었지만, K리그 강팀들이 대부분 살아남은데다 스토리가 있는 매치업으로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FC서울과 대전 하나의 '황새더비',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FC의 '조덕제 더비',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의 '전라도 더비' 등이 대표적이었다.
기대만큼 뜨거웠다. 8경기 중 5경기가 연장 승부였다. 그 중 2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갔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서울과 대전의 경기가 그 중 하나였다. 서울이 천신만고 끝에 대전을 누르고 8강에 진출했고 성남FC가 대구FC를 승부차기 끝에 눌렀다. 전북은 K리그2 전남에 연장 승부 끝에 3대2로 진땀승을 거뒀다. 포항 스틸러스도 연장전에서 일류첸코가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내 상주에 3대2로 신승했고, 제주 원정을 떠난 수원 삼성도 1대0으로 간신히 이겨 명가의 자존심을 살렸다. 경주한수원축구단을 만나 대진운이 좋았던 울산 현대가 그나마 쉽게 2대0 승리를 따냈다.
결과만 봐도 선수들의 진이 얼마나 빠졌을지 가늠해볼 수 있다. 여기에 엄청 빡빡한 일정이었다. 지난 주말 K리그 경기를 치르고, 2~3일 휴식을 취한 후 치른 경기였다. 이어지는 주말 K리그 경기들을 위해 로테이션을 선택한 팀들도 있지만 리그에서 성적이 부족한 K리그1 팀이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K리그2 팀들은 총력전을 펼쳤다. 리그냐, FA컵이냐 주판알을 튕기다가도 막상 승부에 들어가니 이기고 싶은게 프로로서 분출할 수밖에 없는 승부욕이었다.
이제 FA컵 16강전은 끝났다. 당분간 FA컵은 잊고 당장 이어질 K리그 주말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너무 많은 힘을 빼버린 각 팀들은 주말 경기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고민이다. 특히, 이번 시즌은 K리그1과 K리그2를 막론하고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한 경기를 포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이긴 팀들은 체력 소모는 했어도 심리적으로 상승 요인은 있다. 하지만 모든 걸 쏟아붓고 패한 팀들은 그 데미지가 몇 배다. 특히 리그 상위권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선두 수원FC를 만나는 대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안그래도 상승세가 꺾인 가운데 연장 혈투를 펼친 대구, 먼 서울 이랜드 원정을 떠나야 하는 제주, FA컵을 치르지 않은 K리그2 강호 부천을 만나는 전남 등이 FA컵 후유증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많은 팀들이다. 대구의 상대 상주 역시 포항과 연장 승부를 펼쳤지만, 나름의 로테이션을 했고 이번 시즌 강등 확정으로 인해 승부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 축구를 하기에 대구보다 훨씬 유리하다.
과연 1주일 3경기 빡빡한 일정 속 각 팀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게 될까. 상황에 맞는 용병술 등 각 팀 감독들의 선택이 당장 주말 경기 결과와 함께 향후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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