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3년만에 다시 만난 이준기와 문채원은 '크리미널 마인드'의 악몽을 지우고 웰메이드 장르물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오는 29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수목드라마 '악의 꽃'(연출 김철규, 극본 유정희)가 22일 제작발표회를 열고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가운데, 이준기, 문채원, 장희진, 서현우, 김철규PD가 참석했다.
무엇보다 '악의 꽃'은 지난 2017년 '크리미널 마인드'로 호흡을 맞췄던 이준기와 문채원이 재회한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크리미널 마인드'는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방영되며 2005년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동명의 초장수 인기 미드의 국내 리메이크작으로 회당 10억, 총 200억의 막대한 제작비와 스타 캐스팅으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기대를 불러 모았던 작품. 하지만 매회 시청자의 혹평을 받으며 평균 시청률 2% 굴욕을 맛봐야 했다.
이에 이준기와 문채원이 '악의 꽃'으로 '크리미널 마인드'의 악몽을 지워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밀도 감성 추적극을 표방하는 '악의 꽃'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백희성(이준기)과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차지원(문채원),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 마주 선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며 '크리미널 마인드'와는 결이 다른 장르물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14년간 사랑해 온 남편이 연쇄살인마로 의심된다면?'이라는 파격적인 화두를 던지는 이야기로 짧은 시놉시스만으로도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악의 꽃'. 충격적 화두는 물론 이야기에 베일에 가려진 인물들, 예측불가 사건과 전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추적을 담아낼 예정.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시시각각 바뀌는 인물들의 감정과 선택의 기로들을 예고, 애틋한 멜로와 미스터리 서스펜스를 오가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를 더한다.
극 중 다정다감한 미소 속에 날선 비밀을 감춘 남자 백희성 역을 맡은 이준기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설렘도 크지만 부담감도 크다. 특히 이번 작품은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배우로서 이런 도전을 맞이할 때 어떤 자세로 작품에 임하고 퍼즐과도 같은 이야기를 맞춰나갈 수 있을까 시작부터 지금까지도 고민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퍼즐게임을 즐기고 있다. 시청자 여러분께서도 하나의 인간 군상의 퍼즐로 사랑과 아픔의 이야기로, 믿음과 배반의 이야기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또한 제작발표회 내내 '악의 꽃'을 쉽지 않았던 작품이라고 표현한 이준기는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정말 어려웠다. 가장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되고 부부로서 멜로도 보여줘야 하고 잔혹한 과거를 지나 진실을 감추고자 하는 인간의 집요하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보여드려야 했다. 그걸 내가 담을 수 있는 그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데 제안을 받고 문채원씨와 통화를 하는데, 채워씨가 희성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제가 도전해봤으면 하더라. 감독님을 뵙고도 '제가 이걸 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감독님은 충분히 새로운 시도의 작품이 될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하셨다. 이번에는 현장에서도 저의 욕심을 내려놓고 감독님께 의지를 많이 했다. 감독님의 정말 중원의 지휘자처럼 정말 명쾌하게 잡아주셨다. 감독님을 전적으로 믿고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문채원은 "개인적으로 몇년만에 하고 싶고, 마음에 드는 드라마를 만난 기분이다. 같이 작업을 꼭 해보고 싶었던 김철규 감독님도 만나게 됐고 또 작품을 함께 했었던 준기 오빠와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 오랜만에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애정도 많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아직 촬영중인데 끝까지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 여러분에게 좋은 모습으로 다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긴장도 되고 두렵기도 하지만 기대도 되고 설렌다"고 입을 뗐다.'악의 꽃'이라는 작품을 택한 이유를 묻자 "저는 그때 그때 일상에서의 경험과 기분에 따라 참여하는 드라마의 결이 달라져 왔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좋아하는 취향이 '악의 꽃'에 상당히 녹아있다. 워낙 이런 드라마의 결을 좋아한다. 원래 저는 전통적인 멜로를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은 이렇게 하나의 장르로 승부를 거는 드라마가 나오기 보다는 장르물이라던가 호러라던가 시공간의 이야기 등이 혼합된 경우가 많더라. '악의 꽃'은 장르물과 멜로의 조합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좋았다"며 "예전에는 장르물('크리미널 마인드')에 도전을 한적이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아쉽고 스스로 계산을 잘못하고 들어갔던 것 같다. 이번 작품으로 2차 도전의 느낌이다. 택한 이유가 직업적으로 형사이라는 직업이 큰 포커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형사라는 역할을 이전보다 매끄럽게 소화하고 싶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이날 '크리미널 마인드' 이후 다시 만나 부부 호흡을 맞추게 된 이준기와 문채원은 서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준기는 문채원과 호흡에 대해 말하며 "'크리미널 마인드' 때는 저와 채원씨 모두 프로파일러라는 직업 안에서 만나서 사건을 다루는 팀원으로 만났다. 그래서 장르물을 만들어가는 재미는 있었지만, 능력 있고 아름다운 배우와 사건만 해결하기에는 소모적이라는 마음이 컸다. 그 시간들이 아까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살이라도 젊을 때 채원씨와 멜로를 해보고 싶었다. 언제 만날 수 있을까 하다가 이렇게 어려운 드라마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며 "밝고 가벼운 드라마에서 만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설레더라. 기분이 정말 좋았다. 어떤 시너지가 나오고 어떤 감정들을 만들 수 있을까 기대가 크다. 꿈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문채원 역시 이준기와 재회를 반가워 하며 "제가 고등학교 때 한국 영화가 붐이었다. 학교 끝나면 영화를 많이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그런데 그때 '왕의 남자'가 개봉해서 한국 영화의 질을 확 높였다. 저와 아직까지도 친한 친구와 '왕의 남자'를 보고 PC방에서 이준기라는 배우를 함께 검색해보고 그랬다. 그리고 제 친구가 그때 이준기 배우에게 빠져서 좋아했다"며 "3년전에 '크리미널 마인드'로 오빠와 만났을 때 내가 고등학교 때 영화관에서 봤던 배우와 호흡을 맞추게 됐구나, 사람일은 모르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저는 부부에 자식이 있는 설정이 처음인데, 그런 연기를 오빠와 함께 하게 됐다. 오빠와 아쉬움 없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며 웃었다.
한편, '악의 꽃'은 오는 29일 첫 방송된다.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5분 전파를 탄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