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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서동주 "어차피 일어난 일, 이후가 중요해"…누구의 딸 보단 #美변호사#작가 그리고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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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아직 본인은 아니라고 손사레를 치지만 그의 인지도는 어찌됐든 '연예인'급이다. 누구의 딸이라는 것만이 아니라도 그의 행보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각종 예능에서 털털하게 자신의 일을 털어놓고 SNS에 사진을 올릴 때마다 화제가 되는 그, 말그대로 '셀럽'이다.

서동주가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이라는 책을 냈다. 2018년부터 자신의 일기처럼 써온 블로그 글들을 정리해서 내놓은 책이다.

서동주는 미국은 물론 서울에서도 눈코뜰새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서울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시작하기 직전까지 노트북을 열고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지금 샌프란시스코 시간으로는 밤 10시가 넘었지만 상사가 메신저 온라인 상태예요. 물론 인터뷰를 해서 잠시 메신저를 떠나야한다고 말했죠.(웃음)"

1월에 한국에 잠시 들러 밀려드는 스케줄을 소화했고 이번에 다시 한국에 왔을 때는 격리기간 2주를 포함해 한달 정도를 머물 예정이다. 그래도 본업인 변호사 업무를 쉴 수는 없다. "미국도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거의 재택 근무를 많이 하거든요. 한국에 있으나 미국에 있으나 일은 똑같아요. 2주 격리기간 때도 일부러 시차적응 안하고 미국 시간에 맞춰서 새벽 1시에 일을 시작해서 아침 11시까지 근무하고 낮에 좀 쉬다가 오후 늦게 잠들었어요."

그의 '본캐'는 미국의 국제로펌인 Perkins Coie(퍼킨스 쿠이)의 지적재산권 전문 4년차 변호사 Danielle Suh(대니얼 서)다. "재판정에 갈 일은 거의 없고요. 서류작업에 파묻혀서 살죠. 어쩌다 'Pro Bono(프로보노·한국의 국선 변호인)'로 재판정에 나갈 일이 생겨서 정장차림을 했는데 동료들이 '오, 얼굴에서 빛이나'라고 장난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일은 재미있단다. "매일 밤 늦게까지 서류작업만 하다보니 몸이 망가질 수도 있는데 워낙 건강체질이라 괜찮아요. 일도 재미있는 편이에요. IT쪽 브랜딩에 관련된 법을 다루는데 실리콘밸리쪽 클라이언트 회사와 대화할 때도 브랜드 마케팅에 참여할 수 있어서 더 성취감도 있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연봉은 높은편인데 업무량이 많아서 시간당으로 따지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그가 한국에서 '셀럽'이라는 것을 아는 동료는 많지 않다. "아는 친구들도 있는데 자세히는 잘 몰랐요. 말을 잘 안하죠. 저에 대한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잖아요. 물론 친한 한국 친구들은 다 알죠. 한국에서도 알아보는 분 몇분 있기는 하더라고요. 젊은 분들은 잘 모르고 나이 좀 드신 분들은 알아보시기도 하고요. 한번은 공항에서 누가 '서동주다'하고 외쳐서 저도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그 분하고 SNS 친구 맺었어요.(웃음)"

책을 쓰게 된 것은 역시 글쓰는 일이 재미있어서다. 그는 책에서 열일곱 살 이후로 한동안 일기를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버지 서세원이 일기를 몰래 읽고 그 내용으로 혼을 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는 뭔가 일기를 한줄이라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막연하게 종이에다 쓰면 없어져 버릴 것 같아서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죠. 토요일 오후에는 꼭 블로그에 글을 쓰자고 스스로 약속했어요. 그런데 늘 똑같은 일상을 적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테마를 정해서 쓰기 시작했죠. 하루는 샌프란시스코에 제일 좋아하는 바에 대해서 쓰고, 또 하루는 공원에 대해서 쓰고 이런 식이죠. 사실 중학교 때 유학을 가서 제가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런데 감정에 관련된 건 한글이 편하더라고요."

일기로 시작했지만 독자들이 점점 불어났다. "늘 제 글에 댓글을 달아주시면 저도 답글을 달고 했거든요. 그런데 100명이 넘어가니까 점점 어깨가 무거워지고 힘들어지더라고요. 마치 칼럼처럼 되고요. 일단 책을 내기로 결정한 다음에는 블로그를 일시적으로 닫았어요. 그래도 다시 시작해야죠."

서동주의 가정사는 꽤 유명하다. 서세원과 서정희의 2015년 이혼을 모르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다. 당사자로서 그는 어떨까. "그냥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엄마도 뉴스에 나오고 했지만 저는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미 생긴 일은 제가 콘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계속 생각하고 있으면 시간만 아깝잖아요."

서동주는 그렇게 멘탈을 콘트롤했다. "그 이후로 보통은 안좋다고 생각할것 같지만 저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후 자신의 글을 읽고 힘을 얻은 사람들을 통해 감사하다고 느꼈다.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고 제 글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했죠. 원래 성격이 가만히 있지 못하는 활동가 타입이에요. 산책을 가든지 친구를 만다는지 무슨 일이든 하죠. 혼자서 끙끙 앓고 있지는 않아요. 물론 슬퍼해야할 일들이지만 고여있다보면. 벗어나기가 쉽지가 않겠죠. 생각에 깊이 빠지면 청소라도 하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

그렇게 해서 미국 변호사도 됐다. "전 천재도 아니고 끈기도 별로 없고 집중력도 떨어지는 편이에요. 활동가 타입의 사람에게 하루 12시간씩 앉아서 공부하는게 얼마나 어려운데요.(웃음) 계속 동기부여를 했던 것 같아요. 딴 생각이 들면 딴 생각을 하면서도 다시 공부로 돌아오고. 일단 포기는 안했어요. '작심삼일'을 3일에 한번씩 했죠."

물론 운동도 열심히였다. "필드하키도 하고 농구도 하고 라크로스도 했어요. 농구에서는 키가 작다고 포인트가드 역할만 시켜주더라고요. 라크로스에서는 골키퍼를 맡았죠."

2000년 대학시절 결혼을 했다가 2014년 이혼한 것도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연애는 꾸준히 해오고 있다. 지금도 남자친구와 열애중이다. "그런데 요즘은 코로나19도 그렇고 해서 그냥 만나서 카페에서 같이 노트북 펴놓고 일하는게 데이트의 전부인 것 같아요.(웃음)"

서동주는 몸매관리도 열심히인 것으로 유명하다. "제가 가장 행복한 몸무게가 52㎏거든요. 그런데 운동도 잘 못하고 2주동안 격리돼 있어서 움직이지도 못하니까 좀 우울해서 살이 더 빠지더라고요. 사실 미국에서 변호사들은 몸매관리가 제일 힘들어요. 저는 또 과자나 초콜릿을 워낙 좋아해서 봉지채 먹는 습관이 있어서 더 힘들죠. 저희끼리는 파트너 변호사가 되면 머리는 다 빠지고 엉덩이만 커질거라고 하죠. 그래서 일부러라도 운동은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많은 예능에 모습을 드러낸 것 같지만 사실 그가 한국에 머무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 저도 직장인이라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도 오히려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니까 그나마 한국에 올 짬이 생겨나네요. 연예인이요? 불러주셔서 그냥 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까 출연했지만 별로 '끼'도 없어요. 그냥 본업에 충실하면서 책도 쓰면서 사는게 재미있어요.(웃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