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외국인 선수 다우디 오켈로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고향인 우간다로 돌아가지 못했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 때문이었다. 우간다 국경이 봉쇄돼 안에 있는 사람이 나오지도, 밖에 있는 사람이 들어가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다우디는 우간다 복귀를 누구보다 간절히 원했다. 돌아가야 할 이유가 있었다. 여자친구와 7월에 전통혼례와 결혼식 본식을 연이어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간다로 가는 하늘길과 육로가 모두 막혀 결국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다우디는 크게 실망했고, 의기소침해졌다.
현대캐피탈 동료들이 다우디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어렵사리 자리를 마련해도 응하지 않았다. 다우디는 숙소 방에 틀어박혀 예비신부와의 영상통화로 매일 눈물의 시간을 보냈다. 현대캐피탈은 코로나19에 막혀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우디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구단 차원의 대책마련에 몰두했다.
힘들었던 4개월이 지났다. 다우디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다우디가 최근 많이 밝아졌다. 지금은 심리적인 안정을 찾았다"고 귀띔했다. 자연스럽게 한국국적 취득, 귀화에 대한 마음이 생겼다. 5일 강원도 평창군에서의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다우디가 집에 못가 표정이 어둡긴 했지만 지금은 현실을 받아들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전지훈련에 와서 보니 좀 더 생동감이 느껴졌다. 특히 최근 한국어를 배운다고 하더라. 귀화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조만간 다우디에게 귀화에 대한 본인 생각을 물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귀화에 대해 얘기한 적은 있지만 주위에서도 확신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본인이 확신을 가진 느낌이다. 다우디가 귀화를 한다면 우리 팀은 물론 한국 남자배구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다우디는 최근 대한항공 점보스의 알렉스가 특별 귀화를 한 것과는 또 다른 케이스이기 때문에 선수가 원하면 규정을 하나 하나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우디는 지난 시즌 쿠바 출신 외인 요스바니의 대체 외인으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22경기에 출전해 득점 4위(548점), 공격성공률 5위(52.78%), 퀵오픈 2위(63.03%), 후위공격 4위(54.14%)를 기록했다. 한국 남자배구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고, 실전에서 2% 부족한 모습이었지만,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여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같은 이유로 최 감독은 다우디와 2020~2021시즌에도 함께 뛰기로 결정했다. 최 감독은 "기량 발전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팀원들과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남자프로농구에는 전주 KCC 이지스의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가 2018년 특별 귀화를 한 사례가 있다. 라건아는 농구 국가대표팀의 핵심선수다. 다우디가 '배구판 라건아'가 될 경우 V리그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국제경쟁령이 떨어지는 한국 남자배구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다우디의 귀화 의지를 배구계가 유심히 지켜보는 이유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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