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5강 싸움을 해야 하는 KT 위즈와 내년 시즌 반전을 꿈꾸는 SK 와이번스가 1대1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13일 KT 내야수 오태곤과 SK 포수 이홍구가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양팀 모두 선수의 미래를 생각했고, 맞춘 트레이드 카드는 즉시전력감이었다.
먼저 이강철 KT 감독은 오는 18일 확대엔트리에 맞춰 세 명의 포수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기존 장성우와 허도환에다 마지막 퍼즐을 이홍구가 완성했다. 이 감독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릴 SK와의 2020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확대엔트리가 되면서 결정할 수 있었다. 사실 멀리 보고 데려왔다. 홍구가 잘해주면 신인 (강)현우가 군대를 다녀오는 것도 낫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확대엔트리에 맞춰 세 명의 포수를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홍구가 방망이는 보여준 것이 있다. 수비는 체크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기준 KT는 40승36패1무를 기록, 롯데 자이언츠에 승률에서 뒤진 7위에 랭크돼 있다. 언제든지 5위까지 점프할 수 있다. KIA 타이거즈와 1.5경기차다. 5강 싸움을 위해 타격을 보강한 이 감독이다. "홍구가 당장 와서 잘해주면 좋다. 장타력도 있어 대타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두산전이 끝나면 대구와 한화 원정을 떠나야 한다. 3일간 데리고 다니면서 적응도 시키고,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지켜볼 것이다."
SK도 오태곤을 즉시전력감으로 평가했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오태곤은 내외야수를 모두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게다가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또 우타자가 부족한 상황을 채워줄 수 있다"고 밝혔다.
오태곤은 SK가 처한 상황에 맞게 외야수로 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행은 "태곤이가 프로에 들어왔을 때 유격수로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현 상황에선 외야의 좌익수가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KT 2군으로 내려갔던 오태곤의 SK 합류는 오는 14일 광주 KIA전이 될 예정이다. 박 대행은 "태곤이는 14일 광주에 합류할 것이다. 등록여부는 몸 상태와 훈련을 해보고 결정하겠지만, 확대엔트리 때 넣는 것이 맞지 않을까. 먼저 엔트리를 빼게 되면 카드를 하나 잃게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SK가 KT에 먼저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양팀 사령탑들은 선수들의 밝은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했다.
이 감독은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오태곤에 대해 "태곤이가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자신이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더라. 사실 태곤이는 지난해 잘해준 부분이 분명 있다. 다만 지금은 정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곳에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 대행은 KT로 떠난 이홍구에 대한 질문에 "홍구한테는 분명 더 좋은 기회다. 좋은 선수인데 SK에 있었으면 기회가 적었을 것이다. 반면 KT에선 포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홍구가 잘 하는 선수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