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이태희(25) 뒤에는 공이 없었다.
이태희는 16일 오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6라운드에서 대구의 유효슛 7개(총 28개)를 모조리 선방하며 팀의 1대0 승리를 뒷받침했다.
후반 8분 세징야의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은 슈팅과 32분 정승원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막아낸 게 결정적이었다. 발목 부상 여파로 이날 처음 출전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게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태희의 선방 덕에 인천은 리그 16경기만이자 개막 100일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따냈다. 11위 수원 삼성과의 승점 6점차로 좁히며 잔류 싸움에 불을 지폈다.
왼쪽 발목에 아이싱을 한 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태희는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에 임하고자 했다. 그게 승리로 이어져서 기분이 상당히 좋다. 내 경력도 좋아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딱히 오늘 잘하려고 하지 않았다. 첫 경기라 부담감도 있었고, 그저 팀에 도움이 되자고만 했다"며 "정승원의 슈팅을 막았을 때 가슴 속에 무언가 올라왔다. 팀이 주저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 뭔가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이날 인천은 슈팅 28개를 내줬다. 특히 후반 볼 점유율은 28대72, 수세에 몰렸다. 이전 15경기에서 이런 상황이었으면 수비진이 무너졌지만, 이날은 달랐다.
조성환 감독은 "짧은 시간 골키퍼의 기량이라든지 상황을 판단하기 힘들었다. 이태희는 부상으로 본 훈련에 참여한지 얼마 안되기도 했다. 감각이 떨어져있다. 절대적으로 골키퍼 코치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런 부분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재활과정 철저하게 따라준 것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태희는 "추가시간이 정확히 몇 분이 주어졌는지 몰랐다. 한 20분은 준 것 같았다. 대구의 마지막 공격 때 상대팀 골키퍼 구성윤이 공격에 가담한 것도 집중하느라 몰랐다. 경기가 끝나니 울컥하더라. 다친 시기에 팀이 안 좋았는데 내가 나온 경기에 이겼다"고 웃었다.
조성환 체제에서 인천의 달라진 점에 대해선 "규율이 조금 더 잡혔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대구=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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