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제천-MG 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이하 KOVO컵)에 참가 중인 현대캐피탈 벤치의 풍경은 다른 팀과 차이가 있다.
최태웅 감독은 작전시간에 맞춰 코트에서 나온 선수들을 벤치에 앉힌 채, 무릎을 굽혀 선수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면서 소통하고 있다. 선수들이 벤치 앞에 서 있는 감독에게 다가와 작전을 듣고 파이팅을 외친 뒤 다시 코트에 나서는 다른 팀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현대캐피탈의 작전시간 풍경도 다른 팀들과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새 시즌을 앞두고 이뤄진 변화는 궁금증을 자아낼 만하다.
최 감독이 밝힌 변화의 배경은 이해였다. 그는 "'선수들과 대화할 때 감독이 꼭 벤치 앞에 서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플레이를 마치고 나온 선수들의 피로를 덜어주고,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감독이 지시하고 선수가 이행하는 느낌의 문화에서 이제는 타협하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라며 "(변화 후) 선수들도 (작전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편하게 듣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소통을 즐기는 지도자다. 특히 작전시간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끌어올리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 시즌에는 이런 모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선수들의 시선에서 경기를 바라보고 풀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또 다른 시선도 엿보인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으로 3위에서 시즌을 마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된 여파가 컸지만, 2015년 부임 후 4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과거를 떠올려보면 3위의 성적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물이다. 벤치에서 시작한 변화는 올 시즌 반등을 향한 최 감독의 열망을 대변하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은 KOVO컵 조별리그에서 2승1패로 4강행에 성공했다. 정규시즌의 전초전 격인 KOVO컵에서 최 감독이 시도한 변화의 1막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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