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컨디션이 좋았던 것은 아닌데…."
SK 와이번스 문승원이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문승원은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서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9탈삼진 2실점의 쾌투로 10대4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시즌 4승째. 3회초 2사 2,3루서 터커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2점을 내줬지만 6회초 무사 2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면서 7회까지 단단한 피칭을 했다.
최고 146㎞의 직구(37개)와 슬라이더(26개), 체인지업(21개), 커브(20개) 등 4개 구종을 적절하게 섞어 KIA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냈다.
좋은 피칭을 했는데 문승원은 "컨디션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경기전 재원이형과 얘기했던 부분을 한 것이 잘됐다"라고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최근 페이스가 떨어졌었는데.
▶힘이 부쳤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하고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도 많이 했다. 오늘도 컨디션이 좋았던 건 아니었는데 재원이 형과 경기전에 말한 부분을 실행한 것이 잘됐다.
-어떤 얘기를 나눴나.
▶영업 비밀이다. 볼 배합에 대한 것이었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의 변화구 구사가 좋았는데.
▶초반엔 변화구 제구가 마음먹은대로 안됐다. 몸풀 때부터 신경을 많이 썼고, 이닝 교체하며 몸을 풀 때도 계속 변화구를 던졌다. 그러다보니 감이 잡혀서 후반에 잘 던졌다.
-변화구 3개를 고르게 던졌는데.
▶커브와 직구로 구속 차이를 내려고 했다. 커브가 좋아서 재원이 형이 오늘은 커브 사인을 많이 냈다.
-평균자책점 순위가 10위로 올랐는데 그에 비해 승리는 적다.
▶상관없다. 승리에 대한 마음은 내려놓은지 오래됐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신경쓰면 기분도 다운되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신경을 쓰려고 한다.
-예전과 지금의 문승원을 비교한다면.
▶멘탈이 좋아지지 않았나싶다. 2018년에도 시즌 초에 잘 던졌는데 승리를 못했다. 그땐 잘 던졌는데 승리 못해서 어쩌나 그런 걱정을 했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김광현과 연락을 했나.
▶광현이 형이 첫승을 했을 때 전화해서 "형 축하해요"라고 했는데 형이 "야구나 잘하고 축하하라"고 했다. 그때 삼성전에서 4⅔이닝 6실점 했을 때였다. 형이 우리 팀 기록 챙겨보고 있었다. 형이 내일 잘던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