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벤 라이블리의 3승 정복길. 참 험난하다.
데뷔 후 최다 126구 역투를 펼쳤지만 결국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라이블리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 4⅔이닝 동안 10피안타 3볼넷으로 3실점 했다.
힘겨운 하루였다. 25일 대구 LG 109구 이후 5일 만에 등판한 라이블리는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정구가 커트가 되면서 풀카운트 승부가 늘었다. 피안타도 많았다.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당연히 투구수가 늘었다. 3이닝 76구에 이어 4이닝 만에 94구. 교체가 가까워진 시점.
하지만 0-1로 뒤진 5회초 삼성 타선이 김도환의 희생플라이와 박해민의 역전 적시타로 경기를 2-1로 뒤집었다.
라이블리가 5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이정후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러셀을 병살 유도하며 2사까지 잘 막아냈다. 하지만 2사 후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또 다시 만루 위기를 맞았다. 투구수 120구.
불펜에 구원투수들을 대기시킨 코칭스태프가 한번 더 참았다. 이날 멀티 히트를 날린 이지영과의 승부. 또 한번 풀카운트까지 갔다. 자동스타트로 장타 한방이면 대량 실점 할 수 있는 불안한 상황. 바깥쪽 변화구를 떨어뜨렸고, 허리가 빠지면서 툭 맞힌 빗맞은 타구가 우익수와 2루수가 모두 잡을 수 없는 곳에 떨어졌다. 2타점 역전 적시타. 그로기 상태에서 비틀비틀 하면서도 버텨온 경기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 라이블리에게 3안타로 나 홀로 3타점을 빼앗은 이지영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터덜터덜 마운드에서 내려온 라이블리는 덕아웃에 글러브와 모자를 벗어놓고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사물을 걷어찬 뒤 라커 쪽으로 향했다. 자신도, 동료도, 벤치도 모두 힘겨웠던 하루.
냉정하게 볼 때 10피안타 3실점이면 오히려 운이 좋았던 경기였다. 좋게 말해 위기관리였지 일찌감치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흐름이었다. 이날 라이블리는 탈삼진을 단 1개도 잡아내지 못했다.
승리를 하지 못한 아쉬움보다 남은 시즌, 효율적 경기 운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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