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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헤딩골은 처음" '22골'주니오의 절실함, 울산을 구했다[ft.커리어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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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생활하면서 다이빙 헤더는 처음인 것같다."

'K리그1 득점 1위' 주니오가 광주전 후반 15분 몸 던진 동점골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울산 골무원' 주니오는 올시즌 시공을 가리지 않는다. 어디서든 언제든 어떻게든 반드시 넣고야 만다.

주니오는 6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 광주전(1대1무)에서 선두 울산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전반 23분, 쏟아지는 폭우속에 광주의 삼각편대 윌리안-엄원상-펠리페 삼각편대에 '리그 최소실점' 울산 수비라인이 무너져내렸다. 이후 왼쪽의 홍 철, 오른쪽의 김태환이 쉴새없이 최전방 주니오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주니오 스스로도 혼신의 힘을 다했건만 미끄러지고 넘어지며 노려찬 슈팅은 연거푸 빗나갔다.

슬슬 불안감이 엄습하던 후반 15분, 울산 윤빛가람의 킬패스에 이은 오른쪽 측면 김태환의 크로스는 낮고 빨랐다. 그 나직한 크로스를 향해 주니오가 돌진하듯 몸을 던졌다. 주니오의 다이빙 헤더골, 시즌 22호골이 터졌다. 주니오와 김태환이 잔디위에 이마를 맞댄 채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초호화 국대군단, 선두 울산이 광주에게 고전할 이유가 있나' '울산은 비기고도 진 기분이고 광주는 비기고도 이긴 기분' '2위 전북(승점 41)이 성남에 지며 2연패한 상황, 승점 차를 7점까지 벌릴 빅찬스를 놓쳤다'는 홈 팬들의 탄식이 잇달았지만, 골운이 유독 따르지 않았던 이날 광주전은 어찌 보면 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축구는 기세다. 직전 대구 원정에서 6골을 터뜨리고, 8월 들어 무패(2승3무)를 달리며, 펠리페 엄원상 윌리안 등 빠르고 강한 공격수들이 사기충천한 광주는 울산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노렸다. 선제골을 허용한 후 상대가 2줄 수비로 내려서면 전술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비바람 속에 울산이 자랑하는 패스워크조차 먹혀들지 않고, 광주의 강한 압박속에 22개의 슈팅, 12개의 유효슈팅이 모두 빗나갔다. 골운도 따르지 않고, 답답함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주니오의 몸 던진 헤더가 아니었다면 자칫 패할 수도 있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주니오가 헤딩골을 즐겨 넣는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올시즌 22골 중 주니오는 오른발로 17골, 왼발로 4골을 넣었다. 광주전 '회심 동점골'은 올시즌 '골무원' 주니오가 기록한 유일한 헤딩골이다. 2016년 대구 입단 후 2017년 울산으로 이적해 K리그 4시즌간 총 102경기에서 무려 75골을 넣었지만, 헤딩골은 이날까지 포함해 단 8골(10.7%)에 불과하다. 65.3%의 골(49골)은 주로 쓰는 발인 오른발에서 나왔다.

전북과의 우승 경쟁속 절체절명의 순간, 몸사리지 않는 주니오의 절박한 움직임에서 헤딩골이 터졌다. 궁하면 통한다. 주니오는 "기억이 확실친 않지만, 선수생활을 하면서 첫 다이빙 헤딩골인 것같다"고 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머리로 골을 넣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울산을 패배에서 구한 이 골은 주니오 개인에게도 의미 있는 '커리어 하이'다. 19경기 22골 2도움을 찍으며, 울산 첫 시즌인 2018년 기록한 개인 최다 공격포인트(32경기 22골 1도움) 기록을 넘어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