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T 위즈의 올 시즌 약진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로 꼽히는 게 선발진 안정이다. 시즌 초반부터 5인 선발 체제에 큰 변화가 없다. 시즌 초반 선발로 출발한 김 민이 불펜으로 전환했지만, 김민수가 빈 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 배제성, 소형준 등 나머지 선발 투수들은 꾸준히 등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쿠에바스, 알칸타라, 배제성 이후 나머지 두 명의 자리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던 모습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KT 선발진이 한층 견고해질 수 있었던 배경엔 데스파이네의 '4일 루틴'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꾸준히 4일 간격 등판의 루틴을 지키고 있다.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국내 투수들과 달리,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이어온 4일 간격 등판을 고수하고 있다. 데스파이네의 4일 간격 등판으로 다른 투수들은 하루 이틀 내지 한 차례 등판 순서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루틴을 지키는 데스파이네가 꾸준히 컨디션 유지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머지 투수들에게도 시너지 효과를 주는 모양새다. 시즌 초반엔 물음표를 달았던 KT 이강철 감독도 데스파이네의 의지와 투구 결과를 확인한 뒤부터 이를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결과물도 좋다. 데스파이네는 4일 간격 루틴을 유지하면서 13승(6패)을 얻었다. 최근 10경기에선 8승(1패)을 쓸어 담으며 '승리 보증수표' 역할을 하고 있다. 25차례 등판에서 절반 이상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장식했고,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8차례나 기록했다.
데스파이네의 4일 루틴은 KT 마운드의 숨은 무기이기도 하다. 나머지 팀 선발진들이 5선발 체제를 유지하는 반면, KT는 데스파이네가 4일 간격으로 등판하기 때문에 선발진 예측에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 감독도 "그럴 수도 있다"고 평했다.
5강 진입을 위해 떨어지는 나뭇잎도 조심해야 할 KT에겐 데스파이네의 향후 행보에도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데스파이네나 이 감독 모두 자신감에 찬 모습이다. 이 감독은 "데스파이네가 이대로 끝까지 갈 것 같다. 4일 루틴을 지키면서도 제 몫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며 "다른 남미 선수들에 비해 유연한 몸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프로는 실력과 결과로 말한다. 아무리 큰 자신감이 있어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KT 입단 뒤 자신을 향한 우려의 시선에 "두고보라"고 말하던 데스파이네는 뚜렷한 결과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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