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톱5에서 한국 투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시즌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는 2020 KBO리그의 선발 투수는 외국인가 완전히 점령했다고 봐야 할 상황이다. 제대로된 국내 선발이 보이질 않는다.
다승은 NC의 드류 루친스키가 17승으로 1위를 달리고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와 KT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가 15승으로 공동 2위를 달린다. 삼성의 데이비드 뷰캐넌이 14승으로 4위에 올라있고, 키움의 에릭 요키시와 LG의 케이시 켈리, 롯데의 댄 스트레일리가 12승씩으로 공동 5위다. 다승 상위 7명이 모두 외국인이다. 다승 10걸 중 국내 투수는 단 1명으로 고졸 신인 소형준이 11승으로 NC 라이드, KIA 브룩스와 함께 공동 8위에 올라있다.
국내 투수 중 10승을 넘긴 이는 소형준과 함께 두산의 최원준과 SK의 박종훈 등 단 3명 뿐이다.
시즌 초반 9연승을 달리며 파란을 일으킨 NC 구창모는 부상으로 빠져있고, KIA의 양현종도 9승에 머물러있다.
평균자책점도 요키시가 2.04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8위 KT 윌리엄 쿠에바스까지 모두 외국인이 점령한 상태다. SK 문승원이 3.83으로 9위에 오른게 국내 투수 최고다. 평균자책점은 15위까지 살펴봐도 12위 롯데 박세웅과 15위 양현종 등 총 3명 뿐이다.
탈삼진은 스트레일리가 시즌 초반부터 줄곧 1위를 고수하고 있다. 172개로 2위 알칸타라(146개)와 26개나 차이를 보이며 사실상 타이틀을 확정지은 모습이다.
루친스키(142개) 데스파이네(135개) 브룩스(130개)가 3∼5위에 올라있고 양현종이 129개로 6위에 랭크돼 톱5 진입을 노리고 있다.
최근 KBO리그를 보면 외국인 투수들이 확실히 개인 타이틀 상위권을 독차지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4년 넥센 밴헤켄이 다승, 삼성의 밴덴헐크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을 휩쓸명서 처음으로 3부문을 모두 외국인 선수가 차지했고, 이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외국인 투수가 계속 3개 부문의 타이틀 홀더가 됐다. 지난해엔 두산의 링드블럼이 다승과 탈삼진왕에 올랐고, 양현종이 평균자책점을 가져갔다.
올해는 타이틀 홀더를 뺏기는게 문제가 아니다. 톱5에 국내 투수가 1명도 없는 것는 그야말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국내 에이스가 없다는 뜻이 된다.
지난해엔 양현종과 함께 김광현(SK)과 이영하(두산) 등이 에이스로서 활약을 펼치며 국내 투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김광현이 미국으로 떠나고 양현종과 이영하가 부진에 빠졌고, 에이스라 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국내 투수들이 들러리로 전락하게 됐다.
그나마 부상으로 빠져있지만 구창모의 발전과 고졸 신인 소형준을 얻은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라 할 수 있다.
타격에도 외국인 타자들이 득세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올시즌 MVP 시상식에 국내 선수를 몇명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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