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순의 의미도 시대에 따라 바뀐다. 번트 잘대고 작전 수행 잘하는 2번 타자의 개념은 최근 '강한 2번' 트렌드로 조금씩 변했다. 여전히 고정 관념이 가장 큰 타순이라면 4번이 대표적이다. 팀의 중심, 거포 이미지는 지금도 선명하다. 키움 히어로즈가 6일 NC 다이노스전에 서건창을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시켰다. 서건창의 데뷔 후 첫 4번 선발 출장이다.
서건창은 한때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였다. 지금도 교타자다. 역대 유일의 200안타 돌파(201안타, 2014년) 주인공이다. 홈런 역시 두 자릿수 기록은 전무하다. 프로 10년차에 첫 4번 중임을 맡은 이유는 최근 빈곤해진 팀타선 때문이다.
박병호는 손등골절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해 있다. 상태가 꽤 괜찮아 이번 주말에는 합류가 가능하다. 이정후는 어깨부상으로 앞선 2경기를 쉬었다. 이날은 교체출전을 하게 된다. 김하성과 러셀 등 여러 중심 타자들의 컨디션도 좋지 못하다. 최근 10경기에서 키움은 2승8패로 미끄럼을 탔다. 가장 큰 이유는 방망이 부진이었다. 찬스에서 헛방망이를 돌리기 일쑤였다.
서건창은 올시즌 타율 2할9푼에 5홈런 46타점을 기록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3할1푼3리다. 4번에 세울 선수가 마땅치 않자 베테랑 서건창을 떠올렸다.
손 혁 감독은 "서건창은 잘 치고, 클러치 능력도 있다. 팀분위기를 업 시키기 위한 방책이기도 하다. 타격코치와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서건창의 능력을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라인업을 소개하자마자 아무런 질문도 없었는데 손 감독 본인이 "너무 파격적인가요?"라며 되묻기도 했다. 누가봐도 깜짝 라인업이다.
이날 NC 선발은 좌투수 김영규다. 좌타자인 서건창은 좌투수에 약하지 않았다. 올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2할9푼9리, 우투수를 상대로 2할7푼2리였다. 언더핸드스로에는 3할6푼8리로 매우 강했다. 좌타자지만 좌완 선발에도 4번에 넣은 이유가 있었다.
이날 키움은 박준태(중견수)-김혜성(좌익수)-김하성(유격수)-서건창(지명타자)-허정협(우익수)-김웅빈(1루수)-에디슨 러셀(2루수)-박동원(포수)-전병우(3루수)로 선발라인업을 구성했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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