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박)경수형을 위해 꼭 가을야구에 진출하겠다."
KT 위즈 내야수 황재균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데뷔 후 18년 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던 박경수를 콕 집었다. 주장 유한준과 함께 선수단의 맏형 노릇을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온 박경수를 향한 애정과 KT의 가을 야구 열망이 뒤섞인 목표다.
그런데 정작 박경수는 황재균의 이런 발언이 못 마땅한 눈치. 박경수는 "나도 기사를 봤다. 나를 위해서 뛰는 게 아니라 팀을 위해 뛰어야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웃음)"라며 "데뷔 18년차인데 솔직히 창피했다. 나중에 황재균에게 한마디를 했다"고 알듯 모를 듯 미소를 지었다.
농반진반인 황재균의 발언은 KT의 최근 분위기를 설명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지난해 5강 경쟁에서 아쉽게 고개를 숙였던 KT는 올 시즌 초반에도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연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한때 2위까지 치고 올라갔고, 지금도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최대 무기라는 평가. 박경수는 "다른 팀 선수들과 이야기해보면 우리 팀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보이고 즐기며 경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우리 팀이) 잘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다 감독님과 코치님들 덕분"이라며 "베테랑 선수들과 코치진 간의 신뢰가 없다면 절대로 이런 분위기가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첫 가을 무대 데뷔를 향해 질주 중인 박경수는 의미 있는 기록도 만들었다. 6일 롯데전에서 시즌 13호 홈런으로 KBO리그 역대 2루수 최다 홈런 신기록(148개)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박경수는 "주전으로 오래 뛰면 누구나 이룰 수있는 기록이다. 2루수라는 포지션만 놓고 보면 기록이지만, 리그 전체로 볼 때는 큰 기록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그는 "예전엔 나 자신의 색깔이 없었던 것 같다. 그 색깔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모든 게 잘 맞아떨어져 기분 좋은 기록을 하나 얻을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용택(LG 트윈스)의 2500안타와 같은 날 기록을 만들었다는 말에는 "그 기록 옆에 내 기록을 거론하면 안된다. 그 자체가 실례"라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박경수의 시선은 오로지 가을야구에 맞춰져 있다. 그는 "최근엔 시간이 너무 안가는 것 같다. 진심으로 빨리 (포스트시즌행이) 결정이 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그는 "우리 팀 목표는 오로지 가을야구 진출이었다. 작년보다 나은 성적으로 팬들께 보답하자고 다짐했는데, 어느새 3위를 넘어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며 "솔직히 이 자리를 지키려 하니 버겁고 힘든 게 사실이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단 모두가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부상자가 나오고 체력적으로 힘든 지금이 가장 큰 위기 아닌가 싶다. 하지만 모든 게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모두가 잘 해온 만큼, 빨리 결정을 짓고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수는 "요즘 자기 전에 가을야구 상상을 많이 하면서 잔다. '이렇게 시즌을 마치고 포스트시즌에 나서면 어떤 마음일까' 싶다"며 "만약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된다면, 정말 후회 없이, 아쉬움 없이 뛸 것 같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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