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쯤 되면 고춧가루가 아니라 저격수의 면모가 엿보인다. 한화 이글스가 가을야구(5강) 경쟁팀들을 상대로 잇달아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며 시즌 종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더이상 무기력했던 한화가 아니다. 한화는 지난 1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을 2승1패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어느덧 익숙해진 불펜의 안정감과 에이스 워윅 서폴드의 호투 외에도 3일간 24안타 16점을 뽑아낸 만만찮은 득점력도 돋보인다.
지난 9월 15일 이후 최근 약 한 달간 25경기에서 14승11패(승률 0.560)를 거뒀다. 한화는 지난 9월 29일 3연전 체제로 돌아온 이래 두산 베어스(2승1패)와 KIA 타이거즈(3승1패), 롯데 자이언츠(3패), 키움 등 4강 경쟁팀들과 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롯데 전을 제외하곤 모두 위닝 시리즈로 장식한 기세가 돋보인다.
올시즌 지긋지긋하게 따라붙던 '100패' 가능성도 완전히 떼어냈다.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KBO리그 역대 최다패배인 97패(1999 쌍방울, 2002 롯데)도 피할 전망이다. KBO 역대 최다 연패(18경기), 144경기 체제 전환 이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전(98경기) 70패를 당하는 굴욕은 어느 정도 씻어냈다. 단일 시즌 최저 승률 위기는 벗어난지 오래다.
2위 LG부터 5위 두산까지의 차이는 2경기반에 불과하다. 6위 KIA 타이거즈와 7위 롯데 자이언츠도 가을야구를 향한 마지막 희망을 불태우고 있다. 5경기 앞선 1위 NC 다이노스가 5연패, 2위 LG 트윈스가 6연승을 달리면서 향후 순위 판도도 예측이 쉽지 않다.
한화의 잔여 경기 13경기 중 가을야구 경쟁팀과의 경기는 총 9경기다. 특히 한화가 상대전적(7승5패)에서 앞서는 두산과 주중 3연전 포함 4경기를 남겨둔 점이 눈에 띈다. 이밖에 KT와 2경기, KIA-NC-LG와 각각 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화를 상대하는 5강 경쟁팀들의 입장도 관심거리다. 1승1승이 소중한 한편으로, 한화보다 5강 경쟁팀과의 맞대결에서의 승리가 더 간절한 게 사실이다. 두산과 키움은 5경기, LG와 KIA는 4경기 맞대결이 남아있다. 선발 로테이션 조정 등의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한화는 시즌 막판 유종의 미를 거두는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시환(132⅔이닝)과 김민우(125⅔이닝)는 데뷔 첫 규정이닝 소화에 도전중이고, 이용규는 팀내 유일의 규정타석 유지와 더불어 2016년 이후 4년만의 3할 타율 복귀를 노린다. 노시환이 11개의 홈런을 날리며 팀내 첫 두자릿수 홈런에 도달한 가운데, 서폴드(9승)도 2년 연속 10승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강재민 윤대경 김진영 등 올시즌 한화를 지탱했던 신예 불펜 투수들은 마지막까지 부상없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야하는 입장이다.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고 있는 김이환의 성장도 기대되는 부분. 송광민 정진호 최재훈 등 한화의 반등에 큰 힘이 된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김범수를 비롯한 부상 선수들의 경우 최원호 감독 대행은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가능하다면 정규시즌 종료 전 1군 복귀전을 치르는 게 좋다.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하주석과 박정현이 시즌아웃된 유격수 자리에 신예 이도윤을 기용하는 등 새 얼굴의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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