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광고물의 외부 노출에 대한 단속을 놓고 정부와 편의점 주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14일 정부와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부터 2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친 후 내년 1월 담배소매점을 대상으로 담배광고물 외부 노출에 대한 지도·점검을 시작한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과 담배사업법은 담배소매점 내부의 담배 광고가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시정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1년 이내의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담배 광고와 판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편의점의 담배 광고가 청소년의 흡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편의점 점주들은 복지부가 편의점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반발한다.
편의점 매장은 전면이 유리로 돼 있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서 광고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담배 광고물이 설치된 카운터가 출입문과 가까워 매장 대부분이 단속에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점주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편의점 점주를 사지로 내모는 담배 광고 단속은 철회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해당 조항(담배광고물 외부노출 금지)은 보건복지부조차도 십여 년간 집행하지 않을 정도로 사문화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적자를 보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데 정부의 법 조항만 집행하겠다는 행정편의주의 발상으로 매달 30만원 정도의 고정 수입이 날아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담배소매점은 담배 진열장과 광고판을 설치하면 담배 제조사로부터 매달 20만~60만원의 광고비를 받는데, 단속으로 담배 광고를 중단하면 이를 받을 수 없어 수입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에 복지부 관계자는 "관련 조항이 마련된 것은 2011년인데, 그간 중앙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한 적은 거의 없다"면서도 "지난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고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지도·점검도 계속 유예해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편의점 본사들은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본사 관계자는 "담배 광고는 가맹점 수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점주들이 많지만, 본사 차원에서도 해결 방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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