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선발인데 전날 처음으로 아무생각없이 잤다."
SK 와이번스 베테랑 우완투수 윤희상(35)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날. 그는 "즐겁다"라고 했다. 공을 제대로 던져보려고 어깨 수술까지 했던 그였다. 힘겨운 재활 끝에 2군을 거쳐 1군에 올라와 2경기를 던지고 그는 은퇴를 선언했다.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겠지만 그는 웃으며 떠나기로 결정했다.
2020시즌 최종전인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선발로 나서 1타자를 상대하는 것으로 자신의 은퇴경기를 하게 된 윤희상은 "오늘은 즐겁게 즐기기로 했다"라고 했다.
-소감은
오늘은 즐겁다. 감사할 일만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이렇게 도움 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한 마음 뿐이다.
-수술까지 했는데 더 던지고픈 마음은 없었나.
한번 더 던져보고 싶은 생각에 수술까지 결정했을 때 은퇴에 대해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구단에서 수술을 시켜 주시고 재활 운동을 할 수 있게 배려해 주셨다. 중간에 심한 통증이 와서 어깨가 악화됐을 때도 2군에 계시던 김경태 코치님 이승호 코치님 등 모두가 격려 해주시고 관심 주시고 해서 결국은 2군에서도 던질 수 있었고 마지막에 1군에서도 던질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야구장 오는 길에 어떤 생각을 했나.
주위에서 이렇게 저를 신경써 주셔서 오늘 하루는 즐겁고 행복한 하루로 야구장에 나가서 제일 신나게 하루를 보내보자 하는 마음 먹고 왔다.
-1번 타자와 어떻게 승부할 것인가.
스트라이크 잡으러 들어간다. 사실은 선발 전날에 항상 많은 신경을 쓰고 생각을 하며 잠들었는데 어제는 애기들이랑 놀다가 아무 생각없이 잠들었다. 내일은 재밌게 야구장에서 놀다와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선발 전날에 그랬던 것 같다.
-가족들 반응은.
어머니께서 서운해하시는 것 같다. 어머니 마음을 내가 다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겠지만 많은 생각이 드시는 것 같다. 우리 아들 1년이라도 더 했으면 좋겠는데 하시는데 나는 지금이 너무 좋다.
-본인의 인생 경기가 있나.
딱히 그런건 없고 SK에서 선수들과 다같이 2018년도에 우승했던게 그때가 인생 경기인 것 같다. 그때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선수들 반응은.
(김)강민이형이나 (조)동화 코치님이 1년이라도 더 해봐 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하는 얘기 같다.(웃음) 선배 형들한테 받은 정이나 이야기들을 후배들에게 많이 해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유니폼을 벗으면 후배들에게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겠다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팬들에게 어떤 투수로 기억에 남고 싶나
팬들이나 누구에게 어떤 사람이었다라고 기억될 정도까지의 선수는 아닌 것 같다. 그 시대에 SK란 팀을 생각했을 때 저런 선수도 있었구나 하고 생각될 정도면 감사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군에 있으면서 야구를 보면서 생각했던 건데…. 우리팀 선수뿐만 아니라 야구 선수들이 조금 더 멋있게 화려하게 비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아이들이 꿈을 꾸고 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멋있게 부각되서 팬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 지금 1군에 올라온 어린 선수들이 있고, 2군에서 올라올 선수들도 있는데 멋있게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쳐주셨으면 좋겠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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