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평발이 선천적으로 나타난다고 알고 있다.
우리 발은 아치형 구조를 띄고 있는데 평발은 이 아치의 형태가 매우 작거나 거의 없는 상태를 지칭한다. 발의 구조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평발은 후천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신발 문제다. 바닥이 딱딱한 구두나 하이힐, 플랫슈즈 아치를 제대로 받쳐 주지 않는 신발을 오래 신으면 잦은 충격과 압박으로 평발이 되기 쉽다. 체중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발은 우리 몸을 지탱해주는 핵심적인 부위다. 체중이 늘어나면 발이 받는 하중 자체가 늘어날 수 없고 이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평발을 야기할 수도 있다.
후천적 평발은 생활습관을 고치면 해결할 수 있다. 바닥이 푹신하고 편한 신발을 신고 체중이 너무 늘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면 된다. 그러나 원인이 꼭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결하기 힘들 원인도 있다. 바로 부주상골증후군이다.
부주상골은 원래는 없어야 하는 뼈다. 우리 발에는 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이어주는 주상골이라는 뼈가 있는데 이 주상골 옆에 불필요한 뼈가 자란 경우 이를 부주상골이라 부른다. 부주상골은 원래 성장기때 주상골과 결합해야 할 뼈가 결합하지 않아 발생한다. 원래 있지 말아야 할 뼈이기 때문에 특별한 기능도 없다.
문제는 이 뼈가 기능은 없지만 발목에는 위협적이라는 점이다. 부주상골은 발목을 잘 접질리게 만들 뿐만 아니라 발 아치 근육도 손상되게 만들 수 있다.
부주상골증후군은 동양인에게 더 자주 나타난다. 그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맨 바닥에서 생활하는 습관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의 약 9%가 부주상골증후군을 앓고 있는데 대부분 청소년기 때 발병한다.
그러나 청소년기의 발목 통증은 성장통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상태에서 부주상골에 반복적으로 자극이 가해지면 주변 인대 등 조직과 충돌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나중에는 후천적인 평발이 될 수 있다.
이는 운동선수에게 더 치명적이다. 선수생활을 중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들은 보통 아치가 높은 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구조여야만 점프나 폭발적인 순발력을 내는 데 유리하고 힘을 더 강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발들이 부주상골로 인해 점차 평발에 가깝게 변하게 되면 운동을 하기에 불리해진다.
연세건우병원 이모세 원장(정형외과 족부전문의)은 발목의 '후경골근'은 보통 주상골에 붙어있는데 부주상골이 있는 사람은 후경골근이 부주상골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럴 경우 발이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해 지며 손상이 계속되면 후경골근이 기능을 상실하고 발바닥 아치가 무너지며 평발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선수든 아니든 부주상골이 운동능력과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이모세 원장은 "발에 부주상골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면서 "부주상골증후군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녀가 운동 중 발목, 발아치 등에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거나 복사뼈 아래 부위가 부어오른다면 속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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