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중요한 경기에서 크레이지 모드. 오재원이 베테랑 선수의 존재 이유를 보여줬다.
두산 베어스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대0으로 승리했다. 완승이었다. 두산은 선발 맞대결과 타선 집중력, 분위기 싸움까지 모든 면에서 압도하며 1차전 승리를 가져갔다.
무려 11탈삼진을 잡아내며 LG 타선을 요리한 선발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가장 돋보였지만, 공격의 중심에는 오재원이 있었다. 오재원은 가장 결정적인, 점수가 필요한 두번의 순간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1회말 페르난데스의 투런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고도 추가점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던 두산. 1회 이후 이민호를 흔들지 못하면 자칫 끌려갈 수도 있는 위기였다. 그때 4회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박세혁의 볼넷과 김재호의 안타로 무사 1,3루. 정수빈의 타구가 좌익수 플라이로 잡히면서 3루주자의 득점 실패. 다음 타자는 9번 오재원이었다. 초구 파울 그리고 2구째를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친 오재원은 장타를 직감한듯 배트플립을 하며 환호했다.
아쉽게도 홈런은 아니었으나 홈런이 될 뻔한 장타 타구였다.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졌고, 3루주자의 득점을 만들어내는 추가 적시타가 나왔다. 이민호를 흔드는 점수였다. 두산 벤치가 달아올랐다.
또다시 잠잠하던 두산은 6회말 똑같은 찬스가 만들어졌다. 1사 2루 타석에는 오재원. 최성훈을 상대한 오재원은 또한번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2루주자 김재호를 불러들였다. 김재호와 오재원. 두산의 전 '캡틴'들이 보여주는 환상의 협업이었다. 이 점수로 두산은 LG의 남은 기세까지 모두 꺾었다.
두산은 최주환이 최근 족저근막염으로 발 부위가 불편해 선발 출장을 하지 않고 있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 경기에 뛸 수는 있지만, 김태형 감독은 최주환을 대타 카드로 사용하고 오재원을 선발 2루수로 택했다. 최주환의 추가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계산도 있지만, 그동안 큰 경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줬던 '게임 메이커' 오재원에 대한 기대치가 담겨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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