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한국에서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인 후지타 사유리(41)가 정자를 기증 받아 자발적 비혼모가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사유리는 16일 자신의 SNS에 만삭의 사진과 함께 "2020년 11월 4일 한 아들의 엄마가 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미혼모가 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부끄러운 결정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미혼인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을 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한국에서는 불법이다. 미혼인 사유리는 지난해 10월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진단을 받고 더 늦기전에 출산을 해야겠다고 결정해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3.2㎏의 건강한 남아를 낳았다.
사유리 뿐만 아니라 비혼모 이슈를 촉발시킨 드라마도 있었다. tvN '산후조리원'은 16일 자발적으로 미혼모를 선택하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미혼모 루다(최리)는 아이의 아빠 우석(무진성)에게 청혼을 받았지만 "아이가 생겼다고 달라지는건 없다"며 거절했다. 주위에서는 모두 조건이 좋은 아빠의 모습을 보며 결혼을 선택하라고 종용했지만 루다는 결국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방향을 택했다.
사유리 이전에 우리나라 유명인 중에도 자발적 비혼모가 있었다. 바로 방송인 허수경(53)이다. 12년 전에는 생명윤리법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때문에 허수경은 2008년 1월 비혼 상태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시험관 아기를 출산하고 자신의 성을 따서 딸의 이름을 지었다. 당시 KBS2 '인간극장'에 출연해 "불임 판정을 받았었다. 여자로서 가치있는 일, 엄마를 하고 싶었다"며 비혼모를 택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허수경이 출산을 한 지 12년이 지난 현재 한국에서 미혼 여성이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는 건 불법이 됐다.
물론 생명윤리법(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3조 3항은 난자 혹은 정자의 금전적 거래만 금지하고 있다. 또 제 24조 1항에서는 난자 혹은 정자 기증자의 배우자가 있는 경우 그 배우자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 배우자가 없다면 받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모자보건법이 걸린다. 2009년 1월 개정된 모자보건법 제2조 11항은 '난임'을 혼인관계에서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하고 12항에서 '보조생식술'을 임신을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의료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이 법령이 난임으로 인정받아야 보조생식술을 시행할수 있다고 해석되면서 정자 기증이 불법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만든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서도 '정자공여 시술은 원칙적으로 법률적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때문에 여성가족부나 보건복지부 등에서도 비혼모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비혼 출산 권리도 허용해야하 시기'라는 입장이다. 결혼 인구가 줄어들고 비혼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비혼 출산을 막는 것은 본인의 선택을 제한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오히려 불법이 되면서 불법 브로커들이 성행하는 등 음성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유리는 "요즘 '낙태를 인정하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거꾸로 생각하면 '아기 낳는 것도 인정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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