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K-할머니' 윤여정과 '충무로 퀸' 한예리가 내년 열리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성큼 다가갔다. 지난해 아카데미 역사를 뒤흔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19) 신드롬이 올해 한국계 미국 감독인 정이삭 감독의 독립영화 '미나리'에서 열연을 펼친 윤여정, 한예리로 바톤터치가 될지 영화계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먼저 내년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로 심상치 않게 언급되고 있는 윤여정은 'K-할머니'의 저력으로 전 세계 유수의 시상식에서 연이어 노미네이트 및 수상 릴레이를 이어가 아카데미 청신호를 켰다.
윤여정은 미국 뉴욕에서 독립 영화를 대상으로 열리는 제30회 고섬 어워즈에서 최고 여배우상(Best Actress) 부문에 후보로 올라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미스 주네테'의 니콜 비헤리, '이제 그만 끝낼까 해'의 제시 버클리, '더 네스트'의 캐리 쿤, '노마드랜드'의 프란시스 맥도맨드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과 경합을 예고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여기에 윤여정은 할리우드 저널리스트들이 매년 개최하는 주요 시상식과 영화제에 특별히 집중 취재하기 위해 설립한 협회 선셋 필름 서클이 주최하는 미국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보스턴 영화비평가 협회가 주최하는 제41회 보스턴 비평가 협회상에서도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꿰차며 무서운 기세로 아카데미를 향해 진격 중이다.
비단 윤여정뿐만이 아니다. 한예리의 미국내 인지도도 상당하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올해의 위대한 연기(The Great Film Performances of 2020)' 기사에서 '미나리'의 한예리를 조명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인상 깊은 연기, 스티븐 연과의 훌륭한 감정 호흡'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특히 할리우드 리포트의 기사에는 고(故) 채드윅 보스만, 프란시스 맥도맨드, 시얼샤 로넌 등 내년 아카데미 유력 연기상 후보로 예측되는 배우들이 함께 거론된만큼 한예리를 조명했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깊다.
여기에 한예리는 '미나리'의 북미 GV에 전면으로 나서며 공격적인 미국 진출로 관객의 눈도장을 찍고 있는 중. 최근 미국배우조합(SAG)의 주요 관계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북미 화상 GV에 나선 한예리는 통역사 샤론 최와 함께 '미나리'에 대한 완성도 높은 대담을 이어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예리는 낯선 미국 땅에 정착한 한국 이민자 1세대를 연기하기 위해 끌어냈던 감정들과 영화의 핵심인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며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후문. 또한 이에 앞서 한예리는 '미나리' 배우들과 함께 지난 10월 미국 버지니아주 미들버그에서 개최된 제8회 미들버그 영화제에서 앙상블 어워드(Ensemble Award, 배우조합상)를 수상하는 등 윤여정과 함께 한국 배우의 연기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이다.
일찌감치 아카데미 시상식의 수상 결과를 예측하는 미국 사이트 어워즈와치는 지난 2월 '미나리'의 윤여정을 두고 내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로 꼽았고 또 '미나리'의 연이은 수상 낭보, 한예리를 향한 호평 등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K-할머니' 윤여정과 '충무로 퀸' 한예리가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내년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는 2021년 3월 15일이며 시상식은 그해 4월 25일 개최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