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실전에서 보여주겠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KT 위즈)는 2020시즌을 앞두고 이렇게 다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엇갈린 평가, 코로나19 여파로 늦어진 팀 합류 등 자신 뒤에 붙은 꼬리표에 대한 대답이었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35경기 207⅔이닝을 던져 15승8패,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200이닝을 넘긴 투수이자, 다승 공동 3위에 올랐다. 2015년 KT 창단 이래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자신의 다짐을 멋지게 지키면서 '에이스' 칭호까지 따냈다.
올 시즌 KT가 창단 첫 가을야구에 진출한 것엔 데스파이네의 공이 적지 않았다. 승수뿐만 아니라 4일 휴식 후 등판 루틴을 꾸준히 지켰고, 소형준 김민수 등 다른 젊은 투수들이 충분한 휴식 뒤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해줬다. 마운드 바깥에선 쿠에바스, 로하스와 함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고, 어린 투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KT 이강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KT는 데스파이네와의 재계약을 발표하면서 "내년에도 꾸준히 이닝 이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 시즌에도 KT 1선발 자리는 데스파이네에게 돌아갈 전망. 최고 150㎞ 이상의 직구와 변칙적인 투구폼에 기반한 뛰어난 변화구 등 1선발의 자격을 충분히 입증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의 경험 역시 데스파이네가 새 시즌 한층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해 볼 만한 부분이다. 올 시즌 다소 높았던 피안타율(0.286), 200이닝 넘게 던진 여파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활약 관건. 막강한 타선에 비해 약한 불펜 문제도 데스파이네의 안정적 활약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새 시즌 외국인 투수 경쟁 판도는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NC 다이노스와 재계약 협상 중인 드류 루친스키가 경쟁 선두에 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데스파이네를 비롯해 케이시 켈리(LG 트윈스),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 등 나머지 투수들도 정상을 넘보기에 충분한 기량을 갖춘 투수들로 꼽힌다.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데스파이네가 새 시즌 이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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