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저물어간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정 연기와 취소, 무관중 경기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KBO리그는 전 경기를 무사히 완주했다.
무관중 경기가 계속됐지만 승부는 뜨거웠다. 그 안엔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동업자 정신이 빛나는 장면이 많았다.
투수는 타자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면 1루로 걸어가는 타자를 향해 모자를 벗어 미안함을 표시한다. 한국야구 문화에 적응한 외국인 선수들도 이제는 이런 모습에 익숙하다.
베이스 근처에서의 접전 상황에 선수간의 충돌이 일어나 부상이 염려되는 순간에도 KBO리그의 선수들은 그냥 보고 지나치지 않았다.
시즌 중 KIA 브룩스가 가족이 당한 가슴 아픈 교통사고로 팀을 떠나는 일이 있었다. KIA 구단과 동료 선수, 팬들은 브룩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브룩스는 이같은 마음에 감사의 뜻을 표했고 내년에도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뛴다. 아들 웨스틴도 사고의 상처를 딛고 조금씩 힘을 내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NC 양의지와 두산 선수단이 보여준 케미도 하나의 볼거리였다.
양의지는 이적 후 2년만에 친정팀 선수들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그와 적으로 만난 두산 선수들은 만감이 교차했다.절친했던 후배 박세혁과는 특유의 능글능글한 모습으로 승부를 펼쳤고, 베이스에서 만난 옛 동료들과도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부상을 방지 하기 위한 서로간의 배려, 가슴 아픈 사고를 당한 동료를 위해 함께 마음을 써준 선수들의 응원, 친정팀을 떠나 옛 동료와 승부를 펼친 선수들의 이야기들이 올시즌에도 KBO리그의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여느때 보다 볼거리가 많았던 KBO리그 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직관기회가 적었던 팬들에겐 아쉬움이 큰 한해였다. 무엇보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야구장이 관중의 함성으로 가득 차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