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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확산일로 배구계 폭력. 눈 질끈 감고 이참에 다 뽑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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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오늘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배구계가 노심초사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문제로 시작된 배구계의 폭력 문제가 확산일로에 있다.

OK금융그룹의 송명근 심경섭이 학창시절 학교폭력을 행사한 일이 알려져 둘이 스스로 남은 시즌 경기 출전을 하지 않기로 한 일도 있었다.

대한배구협회가 이 일로 회의를 거쳐 학교폭력을 한 선수에게 무기한 국가대표에 선발하지 않겠다고 했고, 2020년 장한 어버이상을 받은 이재영-다영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씨에 대한 수상도 취소하기로 했다.

여기에 12년전 국가대표팀에서 이상열 코치가 박철우를 폭행한 사실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당시 징계를 받았고 이제는 KB손해보험 감독이 된 이 감독은 이번 학교폭력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으나 폭행 피해자인 한국전력의 박철우는 "그분이 변하지 않았다"며 인터뷰에서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박철우는 18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가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나는 사과를 바라지 않는다. 그 일이 있었을 때 저도 고소를 취하했고 정말로 반성하고 좋은 분이 되시길 기대했다"면서 "그런데 선수들한테 박철우만 아니었으면 쳐 맞았어 이런 말을 했다는 얘기가 들리고, 주먹으로 못때리니 모자로 때렸다라는 얘기도 들었다"라고 했다.

"그분이 변하셨고 날 만나 사과하셨다면 내가 이런 감정이 남아 있었을까. 대학 가셔서 좋은 감독이 되셨다면 이런 감정이 남아 있었을까"라면서 이 감독이 달라진 게 없다고 하며 "프로 배구가 이런 내용으로 나오는게 너무 싫다. 하지만 이때 뿌리가 뽑혀야 한다. 이건 아닌것 같다"라고 했다.

시즌 막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V-리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폭력으로 인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1위를 달리며 우승을 예약해놓은 듯했던 흥국생명은 4연패를 하며 멈춰있고 그사이 2위인 GS칼텍스가 2점차로 따라온 상태다.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가 빠지며 팀 공격에 호흡이 전혀 맞지 않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의 기량도 현재까지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김연경이 고군분투하지만 아무리 김연경이라고 해도 상대의 집중 마크를 계속 뚫을 수는 없다.

남자부도 2,3위를 달리던 OK금융그룹이 5위로 내려앉았다. 이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승점 51점으로 5위인 OK금융그룹(48점)과 3점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언제든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차라리 이 기회에 뿌리를 뽑게 깨끗하게 새 출발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즌 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지금까지 간신히 올려놓은 배구의 인기가 폭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단마다 선수들을 상대로 학교 폭력이 있었는지 전수 조사를 했고, 몇몇 학폭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다시 밝은 모습이 가득한 코트를 보기 위해선 아픔을 무릅쓰고라도 썩은 부분은 도려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 더 썩기 전에 해야할 시점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