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엔 아무도 모르는 13명이 있다.
수많은 선수들 중에서 뽑힌 13명이다. 그런데 자기 자신도 그 13명에 포함되어 있는지 모른다.
LG 류지현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회의 끝에 결정한 13명은 앞으로 LG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으로 성장시킬 유망주들이다. 이들이 갈지자를 걷지 않고 한길로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가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류 감독은 "유능한 선수가 방향성을 잃어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1군 코치의 생각이 다르고 2군 코치의 생각이 달라 선수가 우왕좌왕할 수 있다"며 "유망주에 대해 어떻게 키울 것인지 방향을 잡고 꾸준하게 키운다면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면서 13명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구단과 1군, 2군 코칭스태프의 생각을 모아서 유망주를 선정하고 그 선수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정해 그 방향으로 꾸준히 키운다는 전략이다. 류 감독은 "올해만큼은 그 선수들을 성적에 관계없이 흔들리지 않고 우리가 정한대로 간다"라고 했다.
원래 류 감독은 10명을 뽑았다고 했다. 그런데 코치들이 다른 선수들도 거론하면서 최종 13명으로 결정이 났다고.
13명이 누구인지 알려질 경우 선정된 선수와 선정되지 않은 선수간의 차별 의식이 생길 수 있어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13명에 뽑혔다고 해서 훈련을 따로 받는다거나 하는 특별 대우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훈련도 똑같이 하고 기술 훈련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선수의 방향성을 통일해서 키우겠다는 의미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2년간 연수를 하면서 직접 본 메이저리그 육성 시스템을 보면서 생각했던 것이라고. 류 감독은 "코치 때부터 안타까워 했던 부분들이라 확실하게 하고자 했던 부분이었다"라면서 "이런 것을 제대로 해놓는다면 앞으로 내가 없어도 이런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누구인지 모를 13명의 선수가 1년간 꾸준히 성장해 앞으로 LG의 주축이 되는 성공 사례를 만든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비밀 선수'가 LG에 계속 생길 수 있을 듯하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