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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발가락 끝에 자꾸 굳은살이 생겨요. 발 관리도 받아보고, 물에 불려 손톱깎이로 제거해도 자꾸 굳은살이 생깁니다. 예쁜 신발을 신고 싶은데 발가락이 아파서 신지를 못해요. 굳은살 좀 안 생기게 할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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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이 굽은 것을 의학 용어로 '망치족'또는 '추지변형'이라고 한다. 망치족이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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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족이 발생하면 보기에 예쁘지 않은 것은 둘째 치고, 걷거나 서 있을 때 통증이 발생한다. 물론 발가락이 아프다고 생명에 지장이 있거나 기능상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삶의 질을 상당 부분 떨어뜨린다.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구부러진 발가락 때문에 시원한 샌들 한 번 신기도 어렵고, 굳은살이나 티눈도 잘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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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변형의 정도가 심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발가락 관절이나 힘줄을 제거하고 고정해주는 것으로 약 10분 정도면 끝나는 간단한 수술이다.
환자는 안심하고 수술을 받았고, 4주 후에 외래 진료실에서 임시로 고정하기 위해 박아두었던 철핀을 제거했다. 경과 관찰을 위해 3개월 후 다시 진료실에서 만났는데, 예쁜 빨간 구두를 신고 오셨다.
"진즉에 수술할 걸 그랬어요. 이렇게 예쁜 구두도 마음대로 신을 수 있고, 못난 발가락을 애써 감추지 않았어도 되는데…. 왜 그 동안 치료를 안 받았는지 모르겠어요."
환자분은 소녀처럼 기뻐하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필자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의사가 해야 할 일은 꼭 생명을 다루고 거창한 큰 수술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불편해 보이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으니 그냥 참으라고 하는 의사와 환자의 입장에서 작은 불편함도 어떻게는 고쳐주려고 노력하는 의사. 환자가 바라는 의사는 과연 어느 쪽일지 이 분을 치료하면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진호선 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