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7일 창원NC파크.
NC 다이노스가 한화 이글스에 12-0으로 크게 앞선 5회초 2사 2루 상황. NC 선발 투수 드류 루친스키는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손민한 투수 코치와 포수 양의지가 마운드에 올라 루친스키를 다독였지만, 루친스키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격하게 감정을 털어놓았다.
상황은 이랬다. 2사 1루에서 하주석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내준 루친스키는 1루 주자 이원석이 홈까지 파고들어 세이프 판정을 얻자 NC 선수단이 포진한 1루 더그아웃을 향해 비디오판독 요청을 의미하는 제스쳐를 취했다. 이원석의 홈 슬라이딩 과정에서 NC 야수진의 송구를 받은 양의지의 태그 시도가 거의 겹쳤던 상황. 루친스키의 무실점 행진도 막을 내리는 장면이었다.
NC 벤치는 비디오판독 신청 없이 경기를 이어가는 쪽을 택했다. 루친스키가 계속 비디오판독 요청을 요구했으나, NC 강인권 감독 대행도 비디오판독 신청 여부를 묻는 주심을 향해 양손을 교차시켜 X자 표시를 하면서 경기 속개의 뜻을 명확히 했다. 이후 마운드를 향해 돌아가던 루친스키는 한화 측 3루 더그아웃 쪽을 돌아보더니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언쟁을 펼쳤다. 루친스키는 김태연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마친 직후에도 수베로 감독을 향해 무언가를 이야기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화 벤치 입장에선 사실상 승부가 결정난 상황에서 비디오판독 신청을 하는 루친스키의 모습이 얄밉게 비춰질 만했다. 그러나 루친스키에겐 비디오판독을 통해 다시 무실점 투구 기회를 살릴 수도 있었던 장면. 상황을 바라보는 양측의 시각차가 불러온 미묘한 신경전이었다.
공교롭게도 NC와 한화는 올 시즌 초반에도 불문율 문제로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당시 NC 양의지가 한화의 도루 사인을 지적했고, 한화 벤치는 NC가 크게 앞선 상황에서 나온 나성범의 풀스윙을 지적한 바 있다. 두 팀 사령탑이 한발 물러나면서 논란은 가라앉았지만, 모호한 불문율의 기준과 이해, 문화 차이 등 다양한 부분이 거론된 바 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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