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규정이닝은 선발투수에게 '훈장' 중 하나다. 한 시즌을 부상과 부진 없이 꾸준하게 소화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 사이드암 임기영(28)의 생애 첫 규정이닝 달성까지 24이닝밖에 남지 않았다. 23일 기준 22경기에 선발등판해 120이닝을 소화했다. KIA 잔여경기는 35경기. 최대 7경기를 더 등판할 수 있다. 남은 규정이닝 달성은 '떼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
사실 지난 7년간 KIA 토종 투수 중 규정이닝을 소화한 건 양현종 뿐이었다. 윤석민(은퇴)도 세 차례(2008년, 2011년, 2012년)밖에 달성하지 못할 정도로 규정이닝 소화는 선발투수들의 자존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올 시즌 임기영이 규정이닝을 달성할 경우 그 가치는 더 크다.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 다니엘 멩덴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에이스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멩덴과 브룩스는 지난 5월 중순부터 팔꿈치 굴곡근으로 각각 3개월과 1개월씩 개점휴업했다.
이 때부터 임기영의 이닝소화력, 즉 책임감은 폭발했다. 지난 5월 22일 대구 삼성전부터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전반기 막판까지 8경기에서 7이닝도 두 차례나 버텨냈다.
후반기에는 이닝소화력이 다소 떨어졌다. 지난 8월 10일 광주 한화전부터 지난 10일 고척 키움전까지 6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부터 반전을 이뤘다. 7이닝을 소화했다. 또 지난 22일 광주 KT전에서도 7이닝을 버텨내면서 2연승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임기영이 마운드에 오르면 승리요건만 채워주길 바랐지만, 이젠 퀄리티 스타트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시즌 4승(7패)밖에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팀 타선이 승리를 돕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팀 타선의 도움을 받았다면 리그 다승 경쟁을 하고 있을 수 있다.
꿋꿋하게 '에이스' 길을 걸었다. 시즌 초반 미국으로 떠난 양현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지만, 서재응 KIA 2군 투수코치로부터 "넌 그런 투수가 아니야. 5이닝만 막아도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조언을 들은 뒤부터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에이스'로 태어났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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