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롯데 홈 팬들은 오랜만에 사직구장을 찾은 KT 신본기를 따듯한 박수로 반겼고, 동생 구승민은 형에게 매운맛을 선물(?)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8회초 2사 1루 KT 신본기가 타석에 들어서자 경기장을 롯데 팬들은 따듯한 박수로 그를 반겼다.
스코어는 8-3 롯데가 리드하고 있는 상황. 추가 실점을 막아야 하는 롯데는 구승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친정팀을 상대로 타석에 들어선 KT 신본기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롯데 구승민도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형을 상대로 초구부터 146km 강력한 직구를 던지며 정면 승부를 펼쳤다.
형을 어떻게든 이기고 싶었던 구승민은 단 한 개의 변화구 없이 직구만 던졌다
하지만 볼 카운트가 불리해지자 구승민의 제구는 흔들렸다. 결국 구승민의 손을 떠난 공은 신본기의 팔꿈치 보호대 쪽을 강타했다. 신본기는 잠시 타석에 멈춰 숨을 고르며 통증을 참았다. 사구를 던진 구승민은 아파하는 형을 바라보며 모자를 벗고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1루 베이스에 도착한 신본기는 자신을 걱정하는 동생을 향해 괜찮다는 손 인사와 함께 따듯한 미소로 사구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이닝이 끝난 뒤 옛 동료들은 1루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신본기와 눈인사를 나눴다. 특히 마차도는 신본기를 지나치며 장난을 쳤고 신본기도 해맑은 미소로 화답한 뒤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롯데 선수들과 KT 신본기는 승부를 떠나 서로를 향한 애정을 확인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동생이 던진 공에 맞은 KT 신본기는 한동안 통증을 참아야 했다'
'마음씨 착한 동생은 형을 향해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KT 신본기 "형 정말 괜찮아!"
마차도-신본기 '짧은 만남에도 미소가 절로'
신본기 '잠시 친정팀 롯데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호잉에게 맞은 부위를 설명하며 상황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