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김은희 작가, 이응복 감독, 그리고 전지현, 주지훈. 이름만 들어도 '역대급'인 작품이 온다.
13일 CJ ENM은 tvN 새 토일드라마 '지리산'(김은희 극본, 이응복 연출)의 제작발표회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행사에는 김은희 작가, 최상묵 촬영감독, 전지현, 주지훈, 오정세, 조한철이 참석했다.
'지리산'은 지리산 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전지현)과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가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 전지현과 주지훈이 각각 지리산 국립공원의 레인저인 서이강과 강현조를 연기하고, 성동일, 오정세, 조한철이 조대진, 정구영, 박일해로 분해 '지리산'을 지킨다.
'지리산'은 특히 '시그널'과 '킹덤' 시리즈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극본을 쓰고, '미스터션샤인', '스위트홈'을 만든 이응복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작품을 만든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을 쓰기 전에는 제가 '지리산'을 가본 적이 없었다. 막연한 동경이 있었던 거 같다. 소설이나 역사에서 느꼈던 지리산은 액티비티를 위한 산이라기 보다는 간절한 염원을 가지고 찾는 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원과 한이 켜켜히 쌓인 땅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믿을 수 없을 만한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기획했다. 실제로 산에 가서 자료조사를 했는데, 도시에서는 사고가 나면 119 구조대가 출동하는데 산에서는 레인저 분들이 수색을 하신다고 들어서 자연스럽게 직업군이 레인저가 됐다. 제가 예전에 했던 법의관이나 형사, 사이버수사대는 누군가가 죽고 나면 진실을 파헤치는 직업이라면, 레인저는 누군가 죽기 전에 살리는 직업이더라. 그런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촬영을 함께한 최상묵 촬영감독은 "'지리산'은 자연이 가진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산이 가진 아름다움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공포, 두려움을 표현하는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자연재해와 함께 보여지는 캐릭터들의 융화된 모습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찍는 장소가 산이다 보니, 산을 잡으려면 배우가 안 보이고, 배우를 잡으려면 산이 안 보여서 조화를 잘 잡으면서 찍는 것이 포인트였다"고 밝혔다.
김은희 작가와 전지현, 주지훈의 호흡은 처음이 아닌 상황. 익숙한 호흡이기에 기대가 더 쏠렸다. 전지현은 "어느 배우가 김은희 작가님의 작품을 연달아 할 수 있을까 싶었고, 무한한 영광과 다시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배우로서 작가님의 대본을 봤을 때는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편했고,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하나하나의 요소들이 길잡이 역할을 하는 요소였고, 완성을 향한 요소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더 느끼고 '역시 김은희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주지훈도 "김은희 작가님과 5년 정도를 계속 고 있다. 이제는 추석이나 명절에 만나는 이모 같다. 작업실도 저희 옆으로 오셔서 자주 고, 작가님은 기본적으로 글이 디테일하다. 지문이 엄청 많으시다. 대본을 허투루 볼 수 없다. 지문을 제대로 안 읽으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어서 어려운 장면을 편하게 쓰는 장점이 있으시다. 보시는 시청자들은 재미있게 보시는데, 연기를 하는 사람은 막상 해보면 이승과 저승의 경계처럼 어떤 감정의 경계에 있는 신이 많아서, 연기하기에는 (어렵고), 연기가 계속 는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곧 (또) 겠다"고 말했다.
캐스팅에 만족도도 최상이었다. 김은희 작가는 "캐스팅은 '만세'였다. 너무 어울리는 적역인 분들이 응해주셔서 감사했다. 전지현 씨가 맡은 서이강은 산 자체인 사람이고, 산이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산을 배경으로 서계신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 흡족했다. 주지훈 씨는 의외로 너무 착하다. 착하고 순수한 매력이 있는데, 현조가 매사에 밝은 면을 보는 캐릭터다 보니 의외로 그런 매력이 부각된 거 같다. 오정세 씨는 어찌 보면, 감정의 끝과 끝을 달리는 캐릭터인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답게 모든 감정을 잘 소화해주셨다. 조한철 씨가 연기하는 박일해는 인터뷰하러 다녔던 실제 레인저 분들, 책임감이 투철한 캐릭터와 가장 부합이 되는 캐릭터였다. 역시나 잘 소화해주셔서 기대를 해주셔도 될 거 같다. 이미지가 다들 너무 잘 맞아서, 연기를 보는 맛이 좋지 않으실까 싶다"고 말했다.
호흡도 좋았다. 전지현은 주지훈에 대해 "예전에도 작업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앞으로 잘 나갔다"고 했고, 주지훈은 "전지현 선배님의 어릴 때부터 팬이었고, 미팅에서 만난 자리가 생생하다. 너무 신기했다. 배우하기 전부터 너무 팬이었다. '엽기적인 그녀'의 이미지도 있지만, '암살' 같은 진중한 이미지가 있었다. 먹을 것도 '살쪘다'고 놀리면서도 '먹어 봐'하면서 계속 갖다 주시고, 체력적으로도 저보다 몸무게도 덜 나가시고 그런 힘듦이 있을텐데 앞장서서 몸을 쓰고 그러시더라. 남자 배우 다 포함해도 달리기가 제일 빠르다. 현장 텐션이 너무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두 배우는 서로의 호흡에 대해 각각 "찐(진짜)"와 "짱"을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넓은 지리산을 표현하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도 이어졌다. 최 촬영 감독은 "지리산이 넓다 보니 와이어를 활용해서 넓은 그림을 잡았고, 픽스보다는 핸드헬드나 여타 장비를 사용하면서 무빙샷 위주로 그림을 많이 잡았다. 산이라는 제한적 공간 때문에 세트로 돌린 장면이 있는데, 세트는 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 많은 감독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실제 산보다 더 산 같은 작업을 많이 했다. CG 같은 부분도 마찬가지로 그런 부분을 리얼리티를 더 살리려 많은 소스를 넣었다. 이번 작품을 위해 특별히 한 LED월이나 장비들도 있지만, 지리산이란 사계절을 담는 것이 가장 큰 시도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지리산'은 전지현의 확실한 변신을 보여줄 작품이 될 전망이다. 전지현은 "제가 '강한 이미지의 여자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선택한 건 아니고, 글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 여성들이 다양하게 표현되는 시대가 됐으니, 그런 시대가 된 게 아닌가 싶다"며 "저는 제가 한 번도 레인저 역할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고, 주변에 그런 사람도 찾기 어렵잖나. 연기하면서도 모든 게 새로웠는데, 보시는 분들도 레인저 분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실텐데 그런 전반적인 모습이 새롭지 않으실까 싶다"고 예고해 기대를 높였다.
오는 23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