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절반도 던지지 못한 투수가 최고라고?'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절반 밖에 소화하지 못한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34)이 현역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았다.
ESPN 버스터 올니 기자가 11일(이하 한국시각) 게재한 '2022년을 앞둔 현재 선발과 불펜투수 베스트10' 코너에서 디그롬은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코빈 번스(밀워키 브루어스)와 로비 레이(시애틀 매리너스)를 제치고 1위에 랭크됐다.
디그롬은 지난해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른 끝에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시즌을 접었다. 5월 옆구리 부상에 이어 7월 오른팔 부상을 입은 뒤 복귀에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마지막 실전 등판은 7월 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이다. 그 경기에서 7이닝 4안타 10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그런 디그롬을 올니 기자는 지구상 최고의 선발(the best pitcher on the planet)로 평가한 것이다.
올니 기자는 디그롬의 최고 무기로 빠른 공을 꼽았다. 디그롬은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이 99.2마일로 피치-트래킹 시대가 열린 2008년 이후 해당 구종을 200개 이상 던진 선발투수 가운데 최고였다. 디그롬의 직구 구속이 놀라운 것은 나이가 들수록 빨라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2017년 이후 포심 직구 평균 구속은 95.2→96.0→96.9→98.6마일에서 작년 99.2마일로 더욱 빨라진 것이다.
지난해 디그롬의 직구 가운데 61.9%가 99마일 이상이었고, 마지막 등판인 밀워키전서 던진 마지막 공의 스피드는 100.2마일에 달했다. 디그롬의 직구 피안타율은 99마일 이하일 때는 0.180, 이상일 때는 0.148이었다.
메츠 구단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본 투수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선수다. 난 디그롬이 물러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설령 그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도 말이지"라며 "그는 그런 스피드를 꾸준히 유지했고, 그의 몸은 그 스피드에 맞춰 움직인다. 속도를 낮추면 오히려 신체 여러 부위에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다. 딜리버리를 바꾸면 몸이 망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디그롬이 강속구를 꾸준히 유지하려는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디그롬은 2019년 3월 5년 1억3750만달러 계약을 맺어 올해가 4년째다. 내년 말이나 돼야 FA가 되지만, 올시즌이 끝나면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2024년에는 3250만달러의 구단 옵션이 설정돼 있다. 올니 기자는 '디그롬은 꾸준히 공을 잡고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엄청난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순위에서 번스는 2위, 레이는 10위에 랭크됐다. 두 선수는 지난해 사이영상을 받은 현역 최고의 투수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선에는 디그롬이 최고 투수인 셈이다.
올니 기자의 톱10 선발투수는 디그롬, 번스,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 맥스 슈어저(메츠), 게릿 콜(뉴욕 양키스), 워커 뷸러(LA 다저스),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브랜든 우드러프(밀워키), 맥스 프리드(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레이 순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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