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위하준이 '배드 앤 크레이지'로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였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김새봄 극본, 유선동 연출)는 유능하지만 '나쁜 놈' 수열이 정의로운 '미친 놈' K를 만나 겪게 되는 인성회복 히어로 드라마. 위하준은 극중 K를 연기하며 화려한 액션부터 감정연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배드 앤 크레이지'는 그가 출연한 전세계적 인기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공개 이후 방송된 작품으로, '오징어 게임'과는 또 다른 위하준의 모습이 공개되며 관심을 불러온 바 있다.
위하준은 4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배드 앤 크레이지'의 K를 만들어간 과정을 공개했다. 류수열(이동욱)의 마음 속 가상의 캐릭터여야 했던 K를 만들며 위하준은 고민의 시간을 보내기도했다고. 그는 "캐릭터를 잡는 것이 어려웠다. 인물에 타당성을 부여해야 연기를 하는 편인데, 얘가 하는 행동들이 비현실적이었고,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하고, 어떤 타당성을 갖고 연기를 하는지에 대한 큰 어려움이 있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크레이지한 K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역동적이고 크레이지해보일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특히 '배드 앤 크레이지'는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대박을 친 위하준의 차기작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기 전 촬영을 시작했지만, 촬영 중간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하루 아침에 위상이 달라진 것. 때문에 '배드 앤 크레이지'는 위하준의 '오징어 게임' 이후 차기작으로 더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위하준은 "(시청률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다. 더 많은 분들께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고, 아쉬움은 당연히 있다. 그래도 봐주신 분들이 저에게 '이거 위하준 인생캐다', '얘 이런 연기도 할 줄 아네'하면서 좋은 평들을 주셨고, 보시면서도 'K가 빨리 나와야 재미있다'고 찾아주시는 부분들도 저에게 힘이 됐다. 그래도 내가 노력한만큼 보시는 분들이 K를 많이 좋아해주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렸기에 작품이 큰 기쁨으로 남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배드 앤 크레이지'는 위하준에게 '연기하는 재미'를 준 작품이기도 했다. 그동안 목말랐던 코믹과 액션을 동시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위하준은 '배드 앤 크레이지'에서 역대급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통쾌한 액션신이 극에도 사이다를 선사했다. 위하준은 "액션에 목을 매는 편이었는데, 뭔가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을 해보고 싶었다. 또 티키타카로 주고받는 연기도 재미있었고, K가 아이 같기도 했다. 수열과 점점 가까워지고, 수열을 놀리고 사랑하는 부분에서 편해지면서 아이디어도 많이 생각이 났다. 그런 면에서 맛이 들렸다"며 "연기를 할 때 저는 매일 연습실에 갈 정도로 자신을 내려놓는 법을 몰랐었다. 항상 코미디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도 차갑고 딱딱하고, 센 감정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서 항상 그걸 깨고 싶었던 목표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K를 하면서 '똘기'가 있어 보여야 하고, 또 텐션이 높고, 아이스럽기도 하고, 귀엽고, 가벼워보이기도 하고, 통통 튀는 연기를 하면서 초반에는 어려웠지만, 어느 순간에는 깨지더라. 신에 대해서 유쾌하고 조금 더 재미있게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디어가 잘 안 떠올랐었는데, 그걸 깨고 나서는 '이렇게 해볼까' 생각하다 보니, 저와 대사를 맞춰주는 친구들도 어느 순간부터는 '이제는 그냥 K네'라고 하더라. 그 정도로 제가 많이 내려놓고 틀을 깬 것 같았다. 저 스스로도 그렇게 느꼈었고, 그래서 더 하고 싶었는데 촬영이 끝났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코믹뿐만 아니라 액션에서도 자신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던 계기가 됐다. 위하준은 액션신에 대해서도 "액션스쿨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꾸준히 준비를 했다. 평소에도 혼자 액션 콘티를 짜는 것을 좋아했다. 기억에 남는 액션신은 정말 많지만, 그 중에서도 폐유를 뒤집어쓰고 했던 액션신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콘티 영상을 보면서도 '이 액션신은 길이길이 남을 액션신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찍으면서도 고생을 많이 했다. 꼬박 밤을 새서 찍고, 아침에 끝이 났는데 해가 뜬 날이 제 생일이었다. 굉장히 큰 '생일빵'을 맞은 느낌을 받았고, 방송에도 잘 나와서 많은 분들이 감명 깊게 봐주셔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현장의 분위기도 특히 좋았다. 위하준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한지은은 위하준과 '나홀로 경쟁'을 펼칠 정도로 위하준의 액션에 박수를 보냈다고 할 정도. 위하준은 이에 대해서도 "(한)지은 누나 인터뷰 저도 봤다. 현장에서도 저에게 그런 말을 했는데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왜 저와 액션 경쟁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제가 액션을 하는 걸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 열정이 있고 몸을 정말 잘 써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둘이 콤비가 돼서 통쾌한 액션을 하는 작품에서 만나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배드 앤 크레이지'는 위하준의 연기 인생에 깊게 남을 작품으로 남았다. 위하준은 "제가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좋은 평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했고, 목표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보시는 분들께서 '얘 되게 재미있다. K를 잘 표현했다. 코미디도 잘 하는구나'라는 평을 받는 것이 목표였다. 저는 그래도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하고, 아쉬움도 물론 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다음에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 자신에게 80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위하준은 "앞으로 배우로서 저의 연기적 부분이 기대가 많이 되고, 성장을 시켜준 작품이다. 앞으로 제 연기에 대한 기대가 되게끔 해준 너무 좋은 작품"이라며 "'배드 앤 크레이지'의 케이를 만나며 항상 두려워하고, 강박을 가졌던 부분이 많이 깨졌고, 그러다 보니 편해지더라. 정말 큰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저의 행보, 연기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하는 기대와 설렘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오징어 게임'으로 초대박을 친 위하준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앞을 헤쳐나갈 예정이라고. 그는 "'오징어 게임'이 정말 글로벌하게 잘됐고, 저도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관심을 받으며 당연히 너무 좋았지만, 항상 예전부터 마인드 컨트롤을 해왔다. 어떻게 보면 물살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잠시뿐인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제 주변에서는 '그를 많이 즐기라'고 했는데 제 스스로는 전혀 즐기지 못했다. 이렇게 관심을 주시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들텐데 그때 상처를 받기 싫어서 하던대로, 마음을 다잡고, '배드 앤 크레이지'를 찍으며 스스로 되뇌이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2015년 영화 '차이나 타운'으로 데뷔한 이후 7년차가 됐고, '곤지암', '걸캅스', '샤크', '미드나이트', '오징어 게임' 등 다수 작품을 거쳐가며 성장해왔다. 위하준은 "지금의 저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항상 자존감이 낮고 불안해하고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었는데, 이제 그런 부분들이 조금씩 내려놔지면서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 작품 시작 전에 스트레스를 받고 잠을 못 이루는 부분들이다. 많이 내려놓고 자신감도 얻었지만, 그런 부분들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때문에 2022년의 위하준은 더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한해를 보내고 싶다고. 그는 "올해 찍는 작품이 방영을 해서 많은 분들이 작품을 사랑해주셨으면 하는 것이 첫 번째고, 개인적으로는 더 에너지 넘치고 활기차면 좋겠다. 한 마디로 건강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내려놓으며 한 해 한 해 현장을 즐기는 사람, 배우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위하준은 '배드 앤 크레이지'를 마치고 '작은 아씨들'에 합류할 예정. 앞서 '오징어 게임'으로 美피플지 선정 2021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꼽혔던 그는 '작은 아씨들'에서도 "미스터리한 섹시함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해 기대를 높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