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멋있고, 부럽다."
'비 FA' 구자욱의 5년 총액 120억원 다년계약을 바라본 '토종 에이스' 원태인(22·삼성 라이온즈)의 진심이었다.
지난 3일 구자욱은 5년간 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 등 최대 총액 120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FA 자격 획득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잭팟'을 터뜨린 셈. 2022년이 끝난 뒤 스토브리그에서 구자욱이 FA 신청을 하기만 바라던 타 구단들은 입맛만 다셨다.
구자욱의 다년계약은 팀 내 젊은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 지난해 유격수 자원 중 최다출전을 한 김지찬은 "자욱이 형이 멋있었다. 사실 금액에도 놀랐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다만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구자욱에 대해 칭찬일색이었다. "(구자욱의 다년계약으로) 든든하다. 지난해와 다른 의무감과 책임감이 있을 것이다. 다만 승부욕이 남다른 선수다. 스타성과 인성 덕분에 좋은 대우를 받은 것 같다." 그러면서 "자욱이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매년 발전과 진화하기 위해 시간과 금전적 투자를 하더라. 젊은 선수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 안주하면 그 길로 끝이다. 끈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이 타 선수들과 다르다. 운동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다"며 엄지를 세웠다.
원태인도 부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원태인은 7일 경북 경산 볼파크에서 1군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구자욱의 다년계약 질문이 나오자 "이 질문이 나올 줄 알았다"며 웃은 뒤 "너무 부럽다.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로서 FA라는 건 큰 행운인데 그걸 포기하고 다년계약을 한다는 건 팀에 대한 충성심이 있어야 가능하다. 자욱이 형은 이번 계약으로 삼성을 진심으로 위한다고 느꼈다. 나 또한 (자욱이 형이 받았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일단 군대를 다녀와야 하지 않을까. 아직 먼 얘기지만, 병역을 해결한 다음 (구단에서 다년계약을) 제시하는 걸 기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년간 달았던 46번에서 18번으로 등번호를 교체한 것에 대해선 "아버지와 형이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달아왔던 18번이었다. 가족의 의미로 나도 학창시절 때부터 18번을 달아왔다. 팬분들 때문에 (등번호 교체에) 고민을 했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달던 46번은 (이)재희가 달게 됐다. 안그래도 등번호 변경 때 재희가 연락이 오더라. 학창시절부터 '형같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해오던 동생이다. 어떻게 보면 내 번호를 물려받을 선수가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좋은 기운을 남기고 떠나보내는 번호다. 재희가 이어받아서 치열한 5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단 좋은 기운을 다 뺏지 않고 잘했으면 좋겠다"며 베테랑급 입담을 과시했다. 경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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